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약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양돈 산업의 확장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데다 명절 이후 육류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농업농촌부는 3월 셋째 주 기준 생돈 평균 가격은 1kg당 11.05위안(약 2400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2.9%,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8%나 하락한 수치다. 이는 201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돼지고기 소매 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기준 1kg당 22위안으로, 전주 대비 2.1%, 전년 대비 16.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돼지고기 도매 시세 역시 장기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8월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최고점과 비교해 약 40% 넘게 낮아진 상황이다.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도 크게 줄었다. 푸젠성의 한 주민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마트에서 돼지 앞다릿살 500g이 9위안(약 2000원), 온라인 할인 상품은 4.9위안(약 1080원 )까지 내려갔다”며 “같은 양의 죽순보다 더 저렴하다”고 전했다. 또 신화통신은 랴오닝성 선양 지역 조사에서 일부 할인 육류 가격이 피망이나 생강, 마늘보다 낮은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가격 급락에 따른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농업농촌부가 주관한 업계 간담회에서는 돼지고기 시세가 '최고 수준의 조기 경보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락 원인으로는 공급 과잉과 계절적 수요 위축이 지목된다. 중국농업과학원의 왕주리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이후 품종 개선과 시설 현대화가 이뤄지면서 생산 능력과 방역 대응이 크게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요는 춘제 이후 비수기에 들어선 데다 명절 전 사재기 영향까지 겹치며 줄어든 상태다.
정부가 수매 확대와 냉동 비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생산 조절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 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료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양돈 농가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2분기 후반부터 하락세가 둔화되고, 하반기 소비가 늘어나는 시점에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