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이 수술시키고 휠체어 태워…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뭐길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케이틀린 로즈 로라(30). 사진=페이스북 캡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케이틀린 로즈 로라(30). 사진=페이스북 캡처

미국의 한 여성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건강에 이상이 없는 3살 아들을 수술받게 하는 등 아동학대를 저질러 당국에 체포됐다.

최근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글렌 로즈에 거주하는 여성 케이틀린 로즈 로라(30)는 지난달 말 아동에게 중상을 입히고 흉기를 사용한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022년 8월 아들을 출산한 로라는 지난해까지 병원에 수시로 방문하며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간호하는 헌신적인 어머니를 가장했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케이틀린 로즈 로라(30). 사진=페이스북 캡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케이틀린 로즈 로라(30). 사진=페이스북 캡처

그는 여러 병원에서 “두 시간가량의 난산으로 산소 수치가 떨어졌고, 약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출산 과정에서 생긴 합병증으로 아들에게 장애(뇌성마비)가 생겼다”고 주장해왔다.

아이에게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의료진이 치료를 거부하면 로라는 병원을 반복해서 옮겼고, 결국 지난해 5월 아들이 위루관 수술을 받게 만들었다. 아이가 고형 음식을 주어도 거부하기 때문에 배에 구멍을 내 위방으로 직접 영양식을 투여하는 튜브를 삽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로라가 다른 치료를 모두 거부했기 때문에 위루관 삽입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로라의 주장과 달리 병실 간호사는 아이의 대변에서 개 사료 조각을 발견하면서 아동 학대를 강하게 의심하게 됐다.

의료진은 입원실을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곳으로 옮기고 영상을 수집했다. 영상을 확인한 결과 로라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로라는 아이에게 전혀 이유식을 주지도 않았으며, 다리를 가누지 못한다는 이유로 휠체어를 태운 것과 달리 아이는 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스스로 일어서려고 시도했다.

이에 신고를 받은 당국은 로라와 아이를 분리 조치했다. 의료진이 아이에게 음식을 주자, 아이는 프렌치 토스트, 팬케이크, 닭고기, 밥, 파스타 등 여러 음식을 문제없이 섭취했다. 이전에 보였던 불안 증세 역시 어머니와 분리된 이후 호전됐다.

로라와 별거 중인 남편은 경찰 심문에서 “갈 곳이 없다고 해서 창고 앞에 있던 로라를 데려간 것이다. 아들의 친부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대를 의심하기도 했으나, 로라가 의료진의 소견을 무기 삼아 반박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개입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로라를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보호자가 자녀 등 피보호자를 아프게 하거나 병을 조작해 관심을 끄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로라는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에서 아들의 치료비를 위한 페이지를 세 번 개설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건과 관련해 빌 웨이본 보안관은 지역 뉴스 KFDM-TV와 인터뷰에서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연약한 아이를 통해 동정을 얻고, 자신의 쾌락을 추구하며, 우리가 목격한대로 아이를 고문하고 있었다”며 “아이의 몸에는 불필요한 수술로 인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흉터가 남았다”고 말했다.

로라는 서머벨, 댈러스, 태런트 카운티 전역에서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더라도 아들과 17세 미만의 또 다른 아동, 다른 아동의 직계 가족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 전망이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