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위기 기업에 정책금융 26.8조 확대…회사채 차환 부담 '절반'

중동상황 피해업종 관련 산업-금융권 간담회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중동상황 피해업종 관련 산업-금융권 간담회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동성 압박을 받는 기업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최대 26조8000억원까지 확대하고, 회사채 차환 부담을 낮춰 기업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석유화학·정유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중동 사태 영향을 받는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산업-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의 첫 순서다.

금융위는 중동 수출입 기업과 협력업체의 유동성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기존 24조3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 추가 확충한다.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통과되면 총 지원 규모는 26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민간 금융권도 53조원+α 규모의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자금 공급과 만기 연장, 상환 유예를 지원하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진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유동화회사보증(P-CBO) 차환 조건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회사채 차환 발행 시 원금의 최소 10%를 상환해야 했으나, 이를 5%로 낮춰 기업의 현금 부담을 줄인다. 가산 금리와 후순위 인수 비율도 함께 인하해 전반적인 조달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자체 발행이 어려운 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순환(롤-오버)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가 기간산업 안정화를 위한 자본 공급도 강화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한국석유공사의 원유 확보에 필요한 유동성 지원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1조원 규모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 조성을 이달 중 완료하고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이차전지 등 6대 주력 산업의 사업 재편과 재무 구조 개선에 본격 투자한다.

금융위는 주요 산업군 대상 릴레이 회의를 이어가며 업종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중동 상황이 장기화하면 실물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며 “산업계 애로를 정책에 즉시 반영해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