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부터 '화려한 날들'까지…김정영이 그린 '우리 엄마'

'미혼남녀'부터 '화려한 날들'까지…김정영이 그린 '우리 엄마'

배우 김정영이 그려낸 '엄마'는 특별했다.

김정영은 지난 5일 종영한 JTBC 토일 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과 지난 1월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에서 엄마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에서 김정영은 이의영(한지민 분)의 어머니 박정임 역을 연기했다. 박정임은 날카로운 외모와 시니컬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험설계사로서 무시 받지 않기 위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뽐냈다.

딸의 소개팅과 연애를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았고, 딸의 표정 하나로 상황을 짐작하는 세심함도 갖췄다. 특히 "확신이 없으면 만나지를 말아" 같은 뼈 있는 조언을 건네면서도, 딸이 속이 쓰리다고 하면 곧바로 "많이 아파?"라며 걱정하는 따뜻한 속내를 드러냈다. 시크하지만 다정한, 직설적이지만 섬세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극에 유쾌한 온기를 더했다.

'화려한 날들'에서는 결이 다른 엄마를 보여줬다. 김정영은 지은오(정인선 분)를 26년간 가슴으로 키운 양어머니 정순희 역을 맡아, 생모의 등장과 간 이식 스캔들이라는 무거운 서사 속에서 딸을 묵묵히 지키는 인물을 그려냈다. 슬픔을 삼키는 눈빛으로 모성을 표현하면서도, 딸을 위해서라면 물러서지 않는 강단을 함께 보여줬다.

딸이 생모에게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순희가 "그런 인간한텐 눈물도 아깝다"며 딸을 다독이는 장면, 생모에게 "이럴 거면 그때 은오를 버리지 말았어야지"라며 26년 양육모의 당당함으로 일갈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가출했다 돌아온 아들에게 말없이 다가가 "잘 왔어"라고 토닥이며 안아주는 장면에서는, 대사 한마디와 눈빛만으로 모성의 본질을 전달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두 작품의 결은 달랐지만, 김정영은 주인공 곁의 엄마로서 극 전체의 감정적 버팀목이 됐다. '화려한 날들'에서는 장면의 온도를 올리는 담백하고 절제된 연기로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강조했고,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에서는 유쾌한 로맨스 드라마 속 현실의 온기를 놓치지 않게 했다.

누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약 9개월 동안 두 작품에 걸쳐 김정영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김정영 배우는 어떤 작품에서든 캐릭터의 현실감을 살려낸다. 배우의 차기작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