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서희·한예슬 지도부터 현장 경험까지… 춤으로 이어온 25년
- 선수에서 지도자까지… 현장에서 증명한 ‘꾸준함의 힘’
- 댄스스포츠, 건강과 감정을 함께 움직인다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배우 장서희의 댄스 지도자로 알려진 이익재 원장이 선수 시절부터 방송 활동, 그리고 지도자의 길까지 이어온 자신의 댄스 인생을 풀어냈다.
그는 일본 다카마쓰·오사카컵 프로 라틴 2위, 한일 국가대표 선발전 아마추어 2위 등 성과를 쌓은 뒤 현재 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SBS 드라마 ‘대물’, ‘아내의 유혹’, SBS 연기대상 오프닝 무대, 자우림 ‘You and Me’ 뮤직비디오 등 방송과 공연 현장에서도 활약했다. 장서희, 한예슬, 정선경 등과의 작업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그는 “댄스스포츠는 단순한 춤이 아닌 교감의 예술”이라며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교 사회체육과 재학 시절 교수의 권유로 댄스스포츠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접근했지만, 음악과 스텝이 맞닿는 순간 강렬한 인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몰입하게 됐다. “단순한 운동으로 보이던 춤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고, 그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이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댄스스포츠에 대해서는 “파트너와의 교감으로 완성되는 춤”이라고 정의했다. 룸바, 차차차, 삼바, 파소도블레, 자이브 등 라틴 종목과 왈츠, 탱고, 비엔나 왈츠, 폭스트롯, 퀵스텝 등 스탠다드 종목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춤은 서로 다른 감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룸바는 사랑, 파소도블레는 긴장과 대립을 표현하는 등 각 종목이 지닌 서사가 있다”며 “동작뿐 아니라 음악과 호흡, 파트너와의 교감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에는 일본 다카마쓰·오사카컵 프로 라틴 2위, 한일 국가대표 선발전 아마추어 2위, 인천시장배 전국 댄스스포츠 아마추어 챔피언 등 다양한 대회에서 입상했다. IDTA 영국 황실 자격증과 대한댄스스포츠실업연맹 지도자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국내외 무대에서 쌓은 경험이 지금 지도 활동의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로는 일본 대회 참가 시기를 꼽았다. 당시 한류 열풍으로 인해 현지에서 ‘익사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응원을 받았던 경험도 있었다. 그는 “현장의 분위기 자체가 인상적이었고, 기대 이상의 성과까지 이어지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선수와 강사 활동을 병행하던 그는 자연스럽게 방송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안무 지도와 촬영 제안을 계기로 현장 경험을 쌓으며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방송에서는 장면에 맞는 표현력과 호흡이 중요해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SBS 드라마 ‘대물’에서는 배우 권상우의 안무 창작과 지도, 대역을 맡았고, ‘아내의 유혹’에서는 장서희와 함께 탱고 장면을 완성했다. SBS 연기대상 오프닝 무대 안무를 비롯해 자우림 ‘You and Me’ 뮤직비디오 안무 및 출연, KBS ‘여걸식스’에서 정선경과 함께한 라틴 오프닝 무대 등도 주요 작업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MBN ‘명을 사수하는 사람들 명사수’에서도 안무 지도를 맡았다.
특히 자우림 뮤직비디오 작업은 또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다. 그는 “음악이 가진 감정을 어떻게 움직임으로 풀어낼지 고민이 많았던 작업이었다”며 “댄스스포츠의 동작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 곡의 분위기와 서사에 맞게 재해석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아내의 유혹’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는 “당초 다른 지도자가 예정돼 있었지만 감독의 요청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작품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개인적으로도 전환점이 된 작업”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배우들에 대한 인상도 전했다. 장서희에 대해서는 “항상 일찍 도착해 연습에 임하고,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감정선까지 고민하는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예슬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촬영 당일 처음 만났지만 먼저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줘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예능 ‘여걸식스’ 출연 당시의 에피소드도 떠올렸다. 그는 “간단한 시연 후 마무리할 줄 알았는데 즉석에서 무대를 이어가게 됐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장면을 위해 많은 스태프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현장에 대한 존중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지도자의 길은 선수 시절부터 이어온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현재까지 25년 이상 지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서울 성북구에서 ‘온더플로어댄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연령대와 만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스스로를 몸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누구나 자신의 속도로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성실함’이다. “재능보다 꾸준함이 더 큰 변화를 만든다”며 “처음에는 서툴던 분들이 점차 몸의 변화를 느끼고 음악을 즐기게 되는 과정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댄스스포츠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령화 사회에서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운동으로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중화 과정에서 남아 있는 편견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남녀가 함께 춘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아직 존재한다”며 “댄스스포츠가 지닌 건강성과 예술성이 더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처음 한 걸음이 생각을 바꾼다”며 “댄스스포츠를 통해 몸과 마음이 함께 변화하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춤을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병창 기자 (park_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