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IBK기업은행장. [사진= 전자신문 DB]](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4/13/news-p.v1.20260413.a338ae62e7184ee695e71ebd95e28d1c_P1.png)
IBK기업은행이 노후 비대면 채널을 걷어내고, 디지털뱅킹을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서비스 민첩성과 확장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14일 전자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IBK기업은행은 '디지털뱅킹 리빌딩 1단계' 사업에 착수하고, 향후 3단계에 걸친 중장기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가동한다.
1단계 사업은 △디지털 플랫폼 구축 △외국인 전용 애플리케이션 '아이 원 뱅크 글로벌(i-ONE Bank Global)' 재구축 △AI 대고객 서비스 도입이 핵심이다. 사업 기간만 약 1년으로 잡았다.
기업은행이 이번 사업에 나선 것은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비대면 채널은 2009년 구축된 인터넷뱅킹 구조를 기반으로 확장됐는데, 장기간 운영으로 기술 노후화와 시스템 복잡도가 누적됐다. 채널별 기능이 분산되며 중복 개발이 반복되고, 서비스 변경에도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비금융 결합 플랫폼과 개인화·대화형 서비스 수요 확대에 기존 시스템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플랫폼 선구축-후확장' 전략을 택했다. 1단계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을 구축한 뒤, 2·3단계에서 개인·기업 채널과 코어뱅킹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AI 중심의 서비스 구조 재편이다. 기업은행은 자연어 기반 AI 검색, 대화형 인터페이스(UI), AI 이체 추천·실행 등 'AI 네이티브' 금융 서비스를 도입한다. 고객이 입력한 문장을 AI가 이해해 메뉴 안내, 질의응답, 금융 계산, 거래 실행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AI 에이전트 등 AI 인프라를 별도 구축해 전 채널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다.
개발 방식도 전면 개편한다. 채널별로 분산된 기능을 공통 서비스(API·모듈·화면)로 통합하고, 빌드·테스트·배포 전 과정을 표준화한다. 여기에 AI를 개발 과정 전반에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인프라 역시 손질한다. 고비용 유닉스 기반 구조를 리눅스 중심으로 전환하고, 가상화·컨테이너 기반 환경을 도입해 트래픽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AI 서비스 확대를 고려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컴퓨팅 환경도 함께 구축한다.
외국인 고객 공략에도 고삐를 죈다. 'i-ONE Bank Global'을 예적금·외화·연금 등 다양한 상품 가입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재구성한다. 구인·교통·의료·비자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전자지갑 기능도 추가해 외국인 특화 금융 플랫폼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기업은행은 이번 리빌딩을 통해 서비스 출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공통 플랫폼 기반으로 기능 중복을 제거해 운영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이 채널 단위 개편에 머물렀다면, 기업은행은 플랫폼 중심으로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며 “AI 기반 서비스 확장을 전제로 한 전면 재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