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보험(건강보험)에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격차가 대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손보사 영역으로 여겨지던 제3보험에 생보사의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역전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가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질병·상해·어린이·치매·간병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이 거둬들인 제3보험(사망 외 보장성) 초회보험료는 7582억원으로 전년 동기(4626억원) 대비 63.9% 급증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사가 가입자와 계약체결 직후 처음 거둬들인 보험료로, 보험사 영업지표로 활용된다.
같은 기간 손보사 제3보험(장기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운전자, 재물 제외)는 9291억원으로 전년(8933억원)보다 약 358억원 증가했지만, 생보사와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업계는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생보사들이 제3보험 상품 판매에 집중한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기존에 생보사 효자 상품인 종신(사망)·저축성보험이 IFRS17에선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면서 대부분 회사가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생명보험사들의 제3보험 영역 침범이 본격화되면서 손해보험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동일한 상품군에서 생명·손해보험사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 종신·저축성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해 온 생보사들이 수익성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체질개선을 마친 생보사까지 등장하면서 초회보험료 매출 역전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실제 생명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 역시 작년 건강보험 초회보험료가 1415억원으로 사망보험(1089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단기간 내 주력상품을 전환하며 수익성 위주 상품군 정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감소하고 저축성보험은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면서 대부분 생보사들이 제3보험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영업력이 제3보험 상품에 집중되면서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IFRS17에서 무위험수익률을 적용할 경우 저축성 상품 보험계약마진율이 1.2%라고 분석한 바 있다. 보장성 상품에선 종신보험이 9.7%, 건강보험(제3보험)은 19.1% 마진율을 기록했다. 같은 금액으로 보험을 판매해도 수익성에서 차이가 발생하기에 제3보험 중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