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재배치·기지 폐쇄 가능성
동맹 압박 현실화 우려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을 통해 미국은 독일 주둔 병력 감축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곧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축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압박성 메시지일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감축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은 동맹국을 겨냥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현재 독일에는 약 3만6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유럽 전체에는 약 8만4천명이 순환 배치돼 있다. 감축이 현실화할 경우 유럽 안보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이 이란 전쟁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하지 않은 점이 이번 검토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특히 독일 총리가 최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점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행정부는 앞서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병력을 다른 협조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유럽 내 일부 미군 기지 폐쇄 가능성도 거론된 바 있다.
감축 병력이 다른 회원국으로 이동할지, 미국 본토로 복귀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유럽의 안보 태세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이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또한 미국 측은 동맹의 현대화를 강조하며 병력 규모보다 역할과 역량을 중시하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주한미군의 규모와 구성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 행정부가 무역과 안보 협상 전반에서 동맹국을 상대로 추가적인 요구나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독일 주둔 미군 약 1만2천명을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행정부 교체로 실행되지 않은 바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