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급등에 정치 부담 커져…봉쇄 장기화 카드 만지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 파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유업계 경영진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전날 백악관에서 재무장관과 비서실장, 중동특사, 대통령 가족 인사 등과 함께 정유·가스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에너지 시장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주요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으며, 미국 내 에너지 생산과 해운 상황, 원유 선물 시장 동향, 베네수엘라 정세 등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대이란 해상 봉쇄가 수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와 함께 봉쇄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미국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미국은 이란 관련 선박의 해협 및 인근 해역 출입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 조치를 시행 중이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핵 포기 등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봉쇄를 장기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장기적인 해상 봉쇄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군사 행동보다 경제적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시장 불안은 미국 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 미만 수준에서 4.18달러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공급 병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선박의 연안 운송 독점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조치를 연장했다. 외국 선박의 항구 간 운송을 허용해 공급을 늘리고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려는 조치다.
한편 이란과의 휴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 교착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국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출에는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경제 부담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