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두나무 간 자금세탁방지(AML) 제재 공방이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1심 법원이 두나무의 손을 들어줬지만, FIU가 판결에 불복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미신고 해외 사업자 거래 차단 의무가 2심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30일 FIU는 서울행정법원에 두나무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9일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를 어디까지 식별하고 차단해야 하는지다. FIU는 두나무가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를 지속했고 고객확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제재를 내렸다. 반면 두나무는 당시 거래소가 따라야 할 구체적인 식별·차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두나무가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차단을 위해 일정한 조치를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객에게 확약서를 받고, 가상자산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거래 차단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재판부가 두나무의 조치가 충분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조치가 완전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후적으로 부족했다는 이유만으로 고의나 중과실에 따른 의무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FIU가 항소하면서 쟁점은 다시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항소심에서는 미신고 해외 사업자 거래 차단 의무의 구체성, 당시 거래소가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었던 조치 수준, FIU 처분 수위의 적정성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항소는 다른 거래소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빗썸과 코인원도 FIU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절차를 밟고 있다. 거래소마다 제재 사유와 내부통제 수준은 다르지만, 미신고 해외 사업자 거래 차단 기준이 얼마나 명확했는지는 공통 쟁점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