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림 생태계를 위협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국내에서 감염된 소나무는 약 414만 그루에 달한다. 피해 지역은 특히 경상남북도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방제 예산은 2021년 509억 원에서 2025년 1,737억 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으나, 감염목 수 역시 30만 그루에서 148만 그루로 늘어나는 등 기존 방제 정책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의 방제 정책은 예방보다는 감염목 제거와 수관주사, 항공방제 등 사후 처리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수목 생육 여건 악화와 약제 위해성 논란에 따른 항공방제 제한으로 방제 역량은 점차 약화하는 추세다.

특히 전문가들은 기존 '수관주사' 방식이 오히려 소나무 고사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되면 수분 이동 통로인 물관이 막히는데, 이때 나무가 분비하는 항균 물질을 영양원 삼아 '푸사리움(Fusarium)' 등 곰팡이성 균류가 증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관주사를 위해 드릴로 구멍을 뚫으면 나무의 보호층이 손상되어 푸사리움균의 침입이 쉬워지고, 오염된 드릴날이 직접적인 감염원이 되어 시들음병과 뿌리썩음병을 유발하는 2차 감염 문제를 초래한다. 결국 단순 살충제만으로는 재선충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균류의 확산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환경·바이오 테크 기업 메디풀(대표 김호청)이 개발한 '원샷AP'는 이러한 기존 방제의 맹점을 극복한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핵심은 3nm(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 구리나노 입자 기술이다.
원샷AP의 방제 메커니즘은 초미세 입자의 침투력, 재선충 사멸 및 세포막 손상, 먹이사슬 차단, 뿌리 관주 방식 효율성, 친환경성과 안전성 등 다섯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소나무 도관 세포벽(약 5㎚)보다 작은 2.30~2.59㎚ 크기의 입자가 세포 내부로 쉽게 침투해 약효를 전달한다.
또 구리나노 입자가 재선충에 직접 노출되면 세포막 손상과 단백질 변성을 유도해 즉각 사멸시킨다. 여기에 재선충의 먹이가 되는 곰팡이와 사상균의 번식을 억제해 영양 공급원을 원천 차단하며, 이미 물관이 막혀 효과가 떨어지는 수관주사 대신, 뿌리 관주를 통해 약제를 흡수시켜 나무 전체로 확산시킨다. 이는 드릴에 의한 2차 감염 위험을 완전히 제거한다. 끝으로 아바멕틴 계열의 화학 살충제와 달리 잔류 농약이 검출되지 않으며, 꿀벌이나 토양 미생물에 영향이 없는 친환경 제품이다.

원샷AP 효능은 실제 현장에서 증명되고 있다. 지난 4월, 푸사리움균에 의한 시들음병으로 고사가 진행 중이던 밀양 수덕사 소나무에 원샷AP를 살포한 결과, 방제 15일 차부터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후 31일 차에는 정상 생육 상태를 회복했으며, 2개월 만에 시들음병이 완전히 완치됐다.
메디풀은 현재 '식물병해 방제용 구리나노 조성물'을 포함해 소나무재선충 방제와 관련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나아가 구리나노 촉매 기술을 활용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폐비닐 열분해 과정의 염소를 제거하는 '나노 탈염·탈황' 기술을 통한 재생유 품질 극대화, 과수 부란병·탄저병 방제, 토양 개량 및 연작장애 해결, 축산 분뇨의 악취 제거 및 자원화 등이 대표적이다.
김호청 메디풀 대표는 “단순한 농자재 기업을 넘어 구리나노 소재 기반의 글로벌 환경·바이오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소나무재선충병으로 고통받는 전국의 산림을 살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