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자산학회 학술 포럼, 장민 교수 발표···주요 선진국 가상자산 과세 체계 비교 분석

한국디지털자산학회가 23일 서울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에서 창립총회와 제1회 학술포럼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국내 최초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전문 학술단체인 한국디지털자산학회는 이날 학계·업계·법조계 전문가들과 함께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조세 정책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행사는 동국대 법무대학원 디지털자산법무전공이 주관했으며, 디지털융합산업협회와 아시아블록체인도시금융협회, 대한에이지테크협회가 후원했다.
이날 학술포럼에서는 장민 교수가 '디지털자산 조세 이슈와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장 교수는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가상자산 과세 체계를 비교 분석하며 국내 과세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발표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IRS)과 영국 국세청(HMRC)은 가상자산을 '재산(Property)' 또는 투자자산으로 분류해 매매 차익에 대해 자본이득세 방식으로 과세하고 있다. 특히 투자 손실 발생 시 주식이나 다른 가상자산과 손익통산을 허용하고, 결손금을 미래 과세연도로 이월해 공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장기 보유 투자자에 대한 세율 우대 정책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분리과세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실에 대한 이월공제가 인정되지 않아 투자자가 특정 연도에 큰 손실을 입은 뒤 다음 해 일부 수익을 회복하더라도 회복된 수익 전체에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민 교수는 “시장 연착륙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준에 맞춘 손익통산과 이월공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현행 과세 체계는 디지털자산 시장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 기술 구조상 가상자산의 귀속 주체를 단순 보관 장소가 아니라 실질적인 계약 구조와 자금 통제권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디지털자산의 기술적 통제권을 법적으로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 교수는 2027년 과세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사법 분쟁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세무당국이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형평성 있는 과세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7년 가상자산 과세가 시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세부 가이드라인과 객관적 온체인 데이터 분석 기반의 세무 행정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 분리과세 방식(세율 22%)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학계에서는 현행 제도가 가상자산의 기술적 특성과 글로벌 과세 기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