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뒤 코인 과세 재논의 불가피…폐지·유예·보완입법 세 갈래

가상자산 (게티이미지뱅크)
가상자산 (게티이미지뱅크)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서 내년 시행 예정인 코인 과세 문제가 다시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지방선거 이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쟁점은 과세 폐지, 시행 유예, 제도 보완 등 세 갈래로 압축된다.

국회와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과세 폐지 요청에 관한 청원'은 5만명 이상 동의를 확보해 지난 21일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됐다. 현재 국회가 6·3 지방선거 국면에 들어간 만큼 관련 논의는 선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양도·대여 소득부터 적용된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 20% 세율이 부과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제 세율은 22%다.

하반기 국회 논의는 크게 과세 폐지, 시행 유예, 제도 보완 등 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폐지론'은 금투세 폐지 이후 형평성 논란을 앞세운다. 국내 상장주식 투자자는 대주주가 아닌 이상 양도차익 과세 부담이 크지 않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는 연 250만원 초과 수익부터 과세 대상이 된다. 가상자산을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상품과 달리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현행 체계가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폐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시행 시점을 다시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지만 과세 인프라 미비와 투자자 보호 체계 부족 등을 이유로 수차례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거래 파악, 거래소 간 이전 거래의 취득가액 산정, 스테이킹·에어드롭 등 다양한 수익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과세 자체를 폐지하지 않더라도 제도 정비가 끝날 때까지 시행 시점을 다시 늦춰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정부는 폐지와 추가 유예 모두 선을 그었다. 재정경제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해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세청도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을 시작하는 등 과세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입법 논의는 폐지와 시행 사이의 절충안인 '제도 보완'으로 옮겨갈 수 있다. 정부가 과세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자 반발을 완화하려면 공제 한도 상향, 손익통산 허용,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과세 체계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하면 해외거래소로 이탈하는 투자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또 한번 논의가 돼야 가상자산 과세의 큰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