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보험사가 4년 만에 매출과 순익에서 모두 손해보험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손보업계에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연간 실적에서 역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생명보험사 순이익이 2조3761억원으로 손해보험사(2조1056억원)를 넘어섰다. 지난 2022년 1분기 손보업계에 순이익과 매출을 모두 역전당한 이후 처음으로 재역전이 발생했다.
지난 2021년 1분기 생보사와 손보사 순이익은 각각 2조5546억원, 1조3174억원으로 격차가 컸다. 다만 이후 2022년(생보 1조3991억원, 손보 1조6519억원)부터 손보사의 역전이 시작됐다. 당시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매출)도 손보사가 생보사 대비 7000억원가량 앞섰다.
올해는 순익과 매출에서 재역전이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올 1분기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33조2632억원으로, 손보사(33조2252억원)를 근소하게 웃돌았다.
이는 생보사 보장성 보험 수입보험료가 작년 1분기 14조9038억원에서 올해 16조5892억원까지 11.3%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장기보험 수입보험료는 6.2% 증가하는데 그쳤다.

생명보험업계가 그간 손해보험사 영역으로 여겨지던 제3보험 상품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손보업계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가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질병·어린이·치매·간병보험 등 소위 건강보험 상품이 대표적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작년 생보사들이 거둬들인 제3보험(사망 외 보장성) 초회보험료는 7582억원으로 전년 동기(4626억원) 대비 63.9% 급증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사가 가입자와 계약체결 직후 처음 거둬들인 보험료로, 보험사 영업지표로 활용된다. 생보사는 지난해 체결한 초회계약을 바탕으로, 미래 계속보험료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손보사 제3보험(장기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운전자, 재물 제외)는 9291억원으로 전년(8933억원)보다 약 358억원 증가했지만, 생보사와 격차가 좁혀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올해 연간 실적에서 역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생보사 체질개선에 더해, 최근엔 차량 5부제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 손보업계에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엔 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7000억원 가량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올해 보험료도 회사별로 1.3~1.5%씩 상승한 상태다.
다음달까지 차량 5부제 시행과 함께 추가 보험료 인하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5부제 시행과 함께 자동차보험료를 2% 할인하는 특약이 출시돼,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효과가 상쇄되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입보험료가 재역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손보업계는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