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거센 파도 속에서 공공 과학관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현장의 언어로 풀어낸 뜻깊은 서적이 출간됐다.
국립광주과학관(관장 이정구)은 29일 국내 과학관 최초로 AI를 활용한 전시 사례와 운영 방향 등을 전문적으로 다룬 신간 'AI와 과학관'(커뮤니케이션북스)을 펴냈다.
이번 서적은 국내 과학관 가운데 '과학관에서 AI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저서'라는 점에서 학계와 전시 현장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책은 단순한 기술 동향 소개를 넘어 AI 문해력 교육의 필요성과 국내외 AI 전시관 분석, CES를 비롯한 최신 전시 흐름, 실제 과학관 전시 개발 현장에서 AI를 적용하며 겪은경험과 사례를 중심으로 담아냈다.
특히 이 책에서는 AI를 '첨단 기술 쇼케이스'로만 전달하는 일방향 전시를 강하게 경계한다. 저자들은 AI가 만들어 낸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입력 △과정 △한계 △편향 책임의 문제를 함께 설명하는 것이 공공 과학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블랙박스처럼 닫혀 있는 AI를 관람객이 직접 열어보고 질문하며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참여형 전시 체험 방향도 제시한다.
이 책 집필에는 전시연구본부를 이끄는 손성근 본부장과 전시기획실 연구원인 김민환·김상우 연구원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기획자(관리자)의 거시적 안목과 실무자들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AI 전시를 준비하는 전국의 과학관 관계자와 교육자, 정책 담당자들에게 실질적인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9장에 수록된 생성형 AI를 활용한 과학관 로고송 제작 사례와 광복 80주년 기념 팝업 전시기획, 자체 전시품 개발 사례 등은 AI가 과학관 실무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대신하기 어려운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또한 생성형 AI가 문장과 지식을 손쉽게 풀어내는 시대 속에서 저자들이 경험한 과정을 실증적으로 담아내는 한편, 생성형 AI의 도움 없이 오직 인간의 지성으로 저술된 서적임을 증명하는 '인간 저술출판물(HAP·Human Authored Publication)' 보증 마크를 획득했다. 이는 기술적 편리함에 의존하기보다 과학관의 사명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저자들이 현장에서 고민하며 집필한 '진정성 있는 저작물'임을 공식적으로 인증받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책을 기획한 손성근 전시연구본부장은 “AI는 이미 일상 속에 깊이 들어왔지만 관람객들은 AI가 어떤 데이터로 작동하고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복잡한 과학기술을 관람객의 언어로 전달해 온 과학관이 앞으로 공공의 AI 문해력 역량을 키우는데 앞장서야 하는 상황에서, 이 책이 그 사명을 실천하는 현장에 작은 기준이 되기를 바란다”고 출간 소감을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