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AI 기술 개발뿐 아니라 첨단 통신망 구축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통신학회(KICS)는 10일 'AI 3대 강국을 위한 이동통신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AI 시대에 필요한 통신망 발전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통신장비 기업과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AI·통신 산업의 변화와 국내 통신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살펴봤습니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고성능 AI 네트워크 구축 전략이 성공하려면 통신 인프라 확대를 위한 규제 개선과 투자 환경 조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망 투자가 최근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상용화했지만 이후 추가 주파수 공급과 네트워크 투자가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6년 동안 이동통신사들이 동일한 규모의 주파수를 배정받아 왔으며, 이후 추가 경매가 진행되지 않아 통신 품질 경쟁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신망 설비 투자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5G 상용화 첫해인 2019년 약 8조8천억 원 수준이었던 투자 규모는 이후 줄어들었으며, 일부 기간에는 이동통신 3사의 투자액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AI 열풍으로 이동통신사들의 투자 자금이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에 집중되면서 통신망 투자가 상대적으로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KMW 유성현 사장은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지만 이후 통신망 구축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며 “미국과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은 추가 주파수 공급과 규제 완화를 통해 AI 시대에 필요한 통신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I 기술이 로봇과 자율주행, 피지컬 AI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데이터 트래픽도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 세계 월간 데이터 트래픽이 2023년 약 700엑사바이트(EB)에서 2033년 3천344EB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피지컬 AI 서비스는 데이터를 매우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고받아야 하는 만큼 초저지연·고신뢰 통신망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는 전국 단위 통신망 구축에 4~5년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에 주파수를 적기에 공급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인규 한국통신학회 회장은 “통신 네트워크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반 시설”이라며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첨단 통신 인프라 구축과 주파수 할당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