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실상 호남을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핵심 지역으로 꼽았다. 아울러 AI(인공지능) 산업 육성을 위해 개별 기업을 넘어선 국가 단위의 총력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1일 SNS에 “지금 AIDC 투자의 가장 큰 발목은 돈이 아니라 전력”이라며 “AIDC는 전력이 남거나 발전 설비와 가까운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것이 유리하다”며 “대형 AIDC라는 확실한 수요는 그 지역의 발전·송배전 투자를 끌어오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반도체 공장과 AIDC가 가까워야 유리하다는 의미로 특히 광주와 전남 장성에 걸친 첨단3지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남은 원전·태양광·풍력 등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이 지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실장은 이라며 “발전지 인근에 대규모 소비처가 생기면 멀리 송전할 전력을 현지에서 쓰게 되어 송전망 부담이 줄고 수도권 가정과 산업이 쓰는 전력과도 따로 움직인다. 정해진 전력을 나눠 쓰는 그림이 아니라 새 수요를 계기로 전력 인프라 자체가 함께 커지는 그림”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AI시대 3대 요소로 △반도체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을 꼽은 뒤 한국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한국은 반도체,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를 한꺼번에 갖춘 흔치 않은 나라다. 이 셋이 맞물리면 한국은 단순히 부품을 대주는 나라가 아니라 AI 공급망 전체를 떠받치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를 설계하는 기업은 많다. 그러나 AI를 대규모로 학습시키고, 반도체를 공급하고, 현실 세계에 배치할 수 있는 공급망 전체를 제공하는 국가는 드물다”면서 “AI 시대의 전략적 가치는 모델 그 자체보다 모델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기반을 제공하는 데서 나온다”고 부연했다.
또한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판이다. 피지컬 AI는 아직 공급망이 고착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한국에는 더 큰 기회가 있다. 시장이 다 익은 다음에 들어가면 추격자로 남을 뿐이다. 공급망이 짜이는 동안 핵심 공급자로 들어가야 선도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산업은 기업이 아닌 국가 단위의 경쟁이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AI 시대의 경쟁은 더 이상 회사 대 회사의 싸움이 아니다. 컴퓨팅 파워, 반도체 공급망, 현실에서 AI를 구현하는 제조 역량이 하나로 묶인 국가 단위의 총체적 경쟁이다. 한국은 이 셋 모두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드문 나라”라며 “생산 능력은 따라잡을 수 있다. 기술도 언젠가는 비슷해질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쌓인 공급망은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