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열린 한 치안·보안 기술 박람회에서 용의자의 신체 상태는 물론 심리 특성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인공지능(AI) 감시 장비들이 공개됐다. 일부 시스템은 이미 현장 수사와 구금 시설 등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4~6일 베이징전람관에서 개최된 국제 경찰장비·대테러 기술 전시회(CIPATE)에서 AI 기반 감시 솔루션들이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 장비는 대상자의 건강 상태와 정신적 특성, 잠재적 위험성까지 평가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중국 톈진의 영상보안 기업 티앤디(Tiandy)는 자사 AI 장비가 최대 6명의 생체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체 설명에 따르면 카메라 앞에 약 10초 정도 머무르면 심박수와 혈압, 혈중 산소 농도, 혈액 순환 상태 등을 비접촉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분석 정확도가 90%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현장 시연에서는 참가자의 생체 정보가 실시간 화면에 표시됐으며,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경고 색상으로 구분됐다. 회사 관계자는 “4대의 장비를 활용하면 최대 24명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어 조사 대기 공간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시스템은 수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건강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즉시 경보를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업인 리안신 테크놀로지는 AI 카메라가 중국 내 30여 개 경찰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장비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심리 상태와 성향을 분석하는 기능을 갖췄다고 한다.
관계자는 카메라를 8~12초 동안 바라보면 신체 상태뿐 아니라 성격 특성, 감정 안정성,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나 행동 동기 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해당 분석 모델이 약 8000만 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됐으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안후이성의 보안기술 기업 우위 시큐리티 테크놀로지는 영상과 음성 정보를 결합해 정신 건강 상태와 감정 변화는 물론 성실성, 인성 등을 수치화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자사 기술이 중국 내 20여 개 성·시의 공안기관과 출입국 관리기관, 감사·감찰 조직 등에 도입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유치원 교사나 군 관련 인력 채용 과정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얼굴 피부의 미세한 혈류 변화를 분석해 심리 상태와 조직 적합성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명 환경이나 촬영 각도,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분석 신뢰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비접촉 방식으로 건강 정보와 심리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분석 결과에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