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열섬은 기후와 도시 형태가 맞물려 나타나는 복합적 현상임이 밝혀졌다. 이에 폭염 대책도 도시별 기후와 형태를 함께 고려해 수립 추진해야 효과적이라는 전망이다.
임정호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팀은 세계 2213개 도시를 분석해 도시 열섬이 기후와 도시 형태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유철희 부산대 교수, 서울대, 미국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가 함께 했다.
도시 열섬은 도심 온도가 외곽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건물과 도로, 보도블록 등이 열을 저장하고, 바람 흐름이 바뀌면서 도심에 열기가 쌓이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도시 열섬 현상은 도시가 속한 기후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한랭 기후지역 도시는 주로 낮 시간에 건물로 인한 열 상승 효과가 두드러졌고, 건조 기후지역 도시는 수분 증발로 대기 냉각 효과가 작았다. 건물과 도로가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에 내보내면서 야간 시간대에 열섬 현상이 강했다.

같은 기후대 안에서도 도시의 건물 밀도와 높이에 따라 차이가 컸다.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모인 도심은 열을 저장하기 쉬운 구조여서 강했고, 낮은 건물이 섞여 있는 도심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도시를 1km 격자로 나눈 뒤 주변부와 기후 조건이 열섬에 미치는 영향을 인공지능 모델로 계산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얻었다. 건물 밀도와 높이에 따라 격자를 6종으로 구분했고, 중앙 기준 격자와 이를 둘러싼 8개 격자를 함께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도시 성장 시나리오를 고려한 도시별 열섬 예측 결과도 내놨다. 기후변화는 열섬 현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어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개발도상국·신흥국 도시는 건물 밀도와 높이 등이 열섬 강화를 더 부추길 것으로 예측했다.
임정호 교수는 “도시 열섬 완화 전략은 도시별 기후 조건과 공간 구조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폭염 대응, 도시 재개발, 열 취약지역 우선 관리 등 다양한 정책 분야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