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장 문을 열기도 전, AI는 당신의 욕망을 해석하고 있다

명품은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완성되는 영역이라 AI와는 거리가 멀 것 같지만, 데이터는 정반대를 가리킨다. 명품 소비자 열 명 중 여덟아홉 명은 매장에 들어서기 한참 전부터 이미 챗GPT(ChatGPT) 같은 AI에게 "뭘 사면 좋을까"를 묻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가 2026년 5월 29일 발표한 보고서 '욕망과 AI가 만날 때(When AI meets desire)'는 명품 쇼핑의 '첫 문'이 매장이 아니라 AI 대화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란 AI가 사람을 대신해 상품을 해석하고 비교하고 추천까지 해주는 새로운 쇼핑 방식을 말하는데, 이 변화의 핵심은 더 이상 'AI가 명품 쇼핑에 끼어들지'가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누가 해석하느냐'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 질문은 명품을 사고파는 사람뿐 아니라, AI에게 쇼핑을 맡기기 시작한 모든 소비자에게 닿아 있다.

명품 소비자 85%가 이미 AI에게 묻는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명품 소비자의 85%가 구글 AI 모드(Google AI Mode)나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다목적 AI 비서를 활용해 쇼핑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이 중 52%는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사진을 올려 비슷한 상품이나 스타일을 찾는 비주얼 서치(Visual Search)를 써본 사람은 74%, 가상으로 옷을 입어보는 가상 피팅 도구를 써본 사람은 55%에 달했다. 단순히 신기해서 한두 번 눌러보는 수준이 아니다. 명품 소비자의 83%가 AI 쇼핑 도구에 '높음' 또는 '매우 높음' 만족을 보였고, 불만족은 단 4%에 그쳤다. 만족도가 이 정도로 높다는 것은, 한 번 써본 사람이 다음 쇼핑에서도 자연스럽게 AI를 다시 찾는다는 뜻이고, 그 횟수가 쌓일수록 '매장에 가기 전 AI에게 먼저 묻는' 습관이 굳어진다는 의미다.

여기서 명품의 '첫 문'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과거 명품 브랜드의 전략은 언제나 '목적지'를 중심으로 짜였다. 매장이 정문이었고,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는 그 매장으로 손님을 끌어오는 통로였다. 고객은 늘 브랜드가 설계한 세계로 걸어 들어왔다. 그런데 욕망이 처음 표현되는 순간이 매장도 브랜드 앱도 아닌, 제미나이(Gemini)나 퍼플렉시티 같은 제3자 AI 안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면, 브랜드가 자기 상품을 처음 설명할 기회조차 외부 AI에게 넘어간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AI 에이전트가 전 세계 소비재 거래(상품 기준)의 3조에서 5조 달러를 중개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명품 매장의 '정문'을 통째로 다시 지어야 할 만큼 빠른 변화가 닥쳐오고 있다는 신호다.

그림1. 명품 소비자의 AI 쇼핑 도구 사용 현황과 단계별 위임 편안함. (자료: McKinsey 'When AI meets desire')
그림1. 명품 소비자의 AI 쇼핑 도구 사용 현황과 단계별 위임 편안함. (자료: McKinsey 'When AI meets desire')

그림1. 명품 소비자의 AI 쇼핑 도구 사용 현황과 단계별 위임 편안함. (자료: McKinsey 'When AI meets desire')

구매는 맡겨도 사후 관리는 못 맡기는 소비자

명품 소비자가 AI에게 일을 맡기는 정도는 쇼핑 단계마다 뚜렷하게 갈린다. 맥킨지 설문에서 상품을 발견하고 고르는 단계에서 AI가 도와주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 비율은 50%, 실제 결제를 맡기는 단계는 오히려 더 높은 58%였다. 그런데 구매 이후의 케어(Care), 즉 수선이나 상담처럼 안심과 관계가 중요한 단계에서는 편안함이 39%로 뚝 떨어진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돈을 쓰는 순간'보다 '구매 후 보살핌을 받는 순간'에 AI를 더 경계한 셈이다. 이는 명품에서 사람의 손길이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상품 가치의 일부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얼마나 위임할지 물었을 때도 같은 패턴이 나온다. AI에게 모든 것을 알아서 맡기는 '완전 자동(autonomize)'을 원한 사람은 9%뿐이었다. 대다수는 AI가 거들기만 하는 '어시스트(assist, 32%)', AI가 후보를 모아 오는 '어셈블(assemble, 31%)', 정해진 울타리 안에서만 AI가 행동하는 '가드레일 내 승인(authorize within guardrails, 28%)'을 선택했다. 다시 말해 명품 소비자는 AI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AI를 쓰는 조건을 스스로 정하고 있다. AI 사용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도 개인정보 오남용(44%)과 'AI에 너무 의존하고 싶지 않다'(40%), 답변의 정확성 의심(34%) 순이었다. 정작 'AI 회사 자체를 못 믿겠다'는 18%에 그쳤다. 문제는 막연한 불신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안전장치를 두고 쓰느냐였다.

AI에게 일을 맡기는 네 개의 방, 포이어부터 아틀리에까지

맥킨지는 명품 쇼핑에서 AI가 어디까지 들어와도 되는지를 '네 개의 방(four rooms)'이라는 비유로 정리한다. 이 네 방은 단계가 아니라 가치가 만들어지는 서로 다른 공간이며, 방마다 AI에게 맡겨도 되는 정도가 다르다. 첫 번째 방인 포이어(Foyer, 현관)는 "런던에서 이사회 만찬이 있는데 격식 있지만 과하지 않은 옷"처럼 욕망이 상황의 형태로 처음 표현되는 곳이다. 여기서 핵심 가치는 '해석'인데, 만약 일반 AI가 이 첫 해석을 맡으면 단순히 상품을 잘못 고르는 정도가 아니라 브랜드가 무엇인지 자체를 잘못 규정해버릴 위험이 있다.

두 번째 방 갤러리(Gallery)는 옷차림이나 선물 세트를 조합해주는 큐레이션 공간이다. AI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 영역이지만, 브랜드가 장인정신이나 희소성 같은 의미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신호로 미리 넣어두지 않으면, AI는 결국 자기가 계산하기 쉬운 인기·재고·가격만으로 상품을 줄 세운다. 명품이 '가격표가 붙은 평범한 물건'으로 납작해지는 순간이 바로 여기다. 세 번째 방 살롱(Salon)은 결제를 승인하는 공간으로, 후회 위험이 가장 큰 만큼 사람의 개입을 의도적으로 남겨둔다. 네 번째 방 아틀리에(Atelier)는 구매 이후의 수선·관리·예약을 다루는데, 브랜드가 어조와 예외 규칙만 잘 관리하면 AI가 오히려 브랜드를 더 가깝게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사회 만찬 옷을 고를 때, AI는 '격식 있지만 과하지 않은' 후보를 추려주되, 그 선택이 평판이나 정체성과 얽히는 순간에는 사람 어드바이저에게 넘긴다. 자동화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데 쓰이고, 판단의 권한은 사람에게 남는 구조다.

랄프 로렌과 제냐가 직접 AI 스타일리스트를 만드는 이유

명품 브랜드들은 이미 외부 AI에 끌려다니지 않으려고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자사 앱에 'Ask Ralph'라는 대화형 스타일리스트를 넣어, 고객이 상황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어울리는 룩을 추천받게 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는 브랜드 철학과 서사를 담은 별도의 AI 대화 공간을 만들었고, 제냐(Zegna)의 'ZEGNA X'는 판매 직원을 돕는 코파일럿으로 작동해 사람의 응대를 대체하는 대신 강화한다. 반대편에는 여러 매장의 최저가를 찾아주는 AI 쇼핑 앱 피아(Phia) 같은 도구가 있는데, 이런 앱은 명품의 가치를 브랜드 바깥에서 '가격'으로 재정의하기 시작한다. 결국 브랜드가 자기 정체성의 해석권을 직접 쥐지 않으면, 최적화만 추구하는 일반 AI가 그 자리를 대신 채운다.

이 긴장은 명품 업계 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명품 판매자의 68%는 '더 개인화된 경험'을 에이전틱 커머스의 가장 큰 기대 요소로 꼽았고, 에이전틱 커머스를 사업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로 본 명품 판매자는 4%에 불과했다. 같은 질문에 전문 소매업체는 16%가 위협이라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명품 업계는 이 변화를 위기가 아니라 경험과 서비스의 기회로 읽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명품 소비자는 2030년까지 자기 명품 구매의 39%가 AI를 거칠 것으로 봤고, 판매자는 더 높은 47%를 예상했다. 양쪽 모두 변화가 빠르게 온다고 보지만, 승부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많이 AI를 거치느냐'가 아니라 'AI가 욕망을 해석하는 규칙을 누가 정하느냐'다.

신뢰가 곧 장인정신이 되는 시대

이 보고서가 던지는 가장 묵직한 시사점은 신뢰가 더 이상 부차적인 안전장치가 아니라 명품 가치의 일부가 됐다는 점이다. 명품 소비자가 AI 에이전트를 신뢰하기 위한 조건으로 꼽은 것은 'AI 역할의 투명성(54%)', '개인정보 보호(52%)', '검증된 신뢰성(52%)'이었다. 이 셋은 하나의 사슬처럼 엮여 있어, 한 고리만 끊겨도 전체가 무너진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가 '사람이 직접 개입하는 통제(37%)'보다 '인코그니토(incognito) 쇼핑 모드(46%)'나 기기 내에서만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44%) 같은, 마찰 없이 작동하는 설계상의 통제를 더 선호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일일이 끼어드는 번거로움보다,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절제와 재량을 원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이 보고서는 90명의 판매자와 3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 기반하므로, 여기서 제시된 수치가 전체 명품 시장을 그대로 대표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AI 거래 비중이 2030년까지 정말 39~47%에 이를지도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매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또렷한 역할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AI에게 매장에서 쇼핑 도구를 쓰고 싶다고 답한 명품 소비자는 29%뿐이었는데, 이는 거꾸로 매장이 직접 만지고 입어보며 확신을 얻는 공간으로 더 특화된다는 뜻이다. 명품은 여전히 의미를 파는 사업이고, AI가 바꾸는 것은 사람의 손길이 사라지는지가 아니라 그 손길이 '어느 문턱에서' 등장하느냐일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AI에게 명품 쇼핑을 어디까지 맡길지는 결국 자신이 어느 단계에서 사람의 판단을 원하는지를 스스로 정하는 문제로 남는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에이전틱 커머스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AI가 사람을 대신해 상품을 찾고 비교하고 추천하거나, 경우에 따라 결제까지 처리해주는 쇼핑 방식을 말합니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 비서에게 "이런 자리에 입을 옷 추천해줘"라고 묻는 순간 이미 에이전틱 커머스가 시작된 것입니다.

Q. 명품 소비자들은 정말 AI로 쇼핑을 하나요?

네, 맥킨지 설문에 따르면 명품 소비자의 85%가 다목적 AI 비서를 쇼핑 결정에 활용하고 있고, 83%가 AI 쇼핑 도구에 높은 만족을 보였습니다. 다만 AI에게 쇼핑 전 과정을 알아서 완전히 맡기길 원한 비율은 9%로 낮아, 사람들은 AI를 도구로 쓰되 중요한 판단은 직접 내리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Q. AI가 늘어나면 명품 매장은 사라지나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보고서는 매장에서 AI 도구를 쓰고 싶다는 명품 소비자가 29%에 그친다는 점을 들어, 매장이 직접 만지고 입어보며 확신을 얻는 공간으로 오히려 더 특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맥킨지(McKinsey)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When AI meets desire: Innovating human-centered luxury experiences in the agentic age (2026년 5월 29일)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

AI 리포터 (Airepor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