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 신기록인데…수출 길잡이 AI봇은 '과거 규정'에 표류

AI 기반 규제 상담 서비스 ‘AI코스봇’
시범운영 1년 반 지나도 제자리
중동 사태 따른 포장재 수급 불안도 몰라
국가별 규제 복잡해지는데 길잡이는 무용지물
자료 AI코스봇  화면 캡쳐
자료 AI코스봇 화면 캡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K뷰티 수출 지원을 위해 내놓은 'AI 코스봇'이 시범 운영에만 한세월을 보내며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화장품 수출이 연일 신기록을 쓰고 국가별 규제 이슈가 복잡해지며 수출 길잡이가 절실한 가운데, 정부의 서비스는 최신 규정도 반영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식약처가 시범사업으로 선보인 AI 코스봇이 1년 반이 지나도록 정식 운영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AI 코스봇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화장품 규제상담 서비스다. 화장품 영업등록, 표시·기재, 원료 사용기준, 해외 인허가 절차 등에 관한 질문에 생성형 AI로 답변을 제공한다. 식약처는 지난해 사업을 발표하면서 연말까지 시범운영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범운영 1년 반이 지난 현재도 AI 코스봇은 만들 당시의 학습 성능과 기능만을 유지하고 있다. 고도화가 지연되며 성능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AI 코스봇이 최신 규제 동향을 반영하지 못해 과거 규정을 바탕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질문 자체를 오인하는 문제다.

가령, 미국 화장품규제현대화법(MoCRA) 관련 질의에 대해 2024년 완료된 시설 등록·제품 목록 제출 의무만 설명하고, 올해부터 새로 발생한 시설 등록 갱신 의무는 언급하지 않는다.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한 포장재 원료 수급 불안에 대응해 식약처가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대체 포장재 표시·기재사항 스티커 부착' 조치 질의는 핵심 용어인 '대체 포장재'를 오인하기도 했다. 국내 제조 제품을 외국산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는 표시를 규제하는 별개 조항을 근거로 들어 “스티커 부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답을 내놓았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최신 정보도 반영되지 않고, 정확한 내용을 찾으려면 결국 다시 규정집을 따로 살피거나 별도로 문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 “서비스 자체 홍보도 미흡하고 서비스 정확도까지 떨어지니 사용률이 저조해 AI봇이 고도화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식약처는 지난 4월 글로벌 규제조화 지원센터 개편 계획을 발표하며 AI 코스봇 고도화 계획을 함께 밝힌 바 있다. 단순 서술형 답변을 제공하던 현재 방식에서 핵심 요약, 관련 규제 절차, 법적 근거, 추가 안내 순으로 재구성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멕시코·베트남·러시아 등 신흥 수출국 10개국 규제정보를 추가 학습하는 방안도 담았다. 하지만 해당 업데이트는 올해 연말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K뷰티 수출이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과 대조된다. 당장 8월부터 유럽연합(EU) 포장재 규제(PPWR)가 시행되고, 10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화장품 할랄 인증 의무화 등이 시행되는 가운데 AI코스봇 출시 목표였던 '화장품 수출 길잡이' 역할은 연말까지 미뤄진 상태다.


수출 길잡이 마련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목소리에 식약처 관계자는 “시범운영 결과를 종합적으로 수렴해 정식 론칭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코스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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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