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밭에 비닐을 덮는 '비닐멀칭' 재배 조건에서 화학비료 대신 보리와 헤어리베치 등 녹비작물(풋거름)을 토양에 환원하는 것만으로도 메탄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북대학교는 이정구 응용생명과학부 교수팀이 KAIST 건설환경공학과 이현호 박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비닐멀칭으로 가스 교환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토양 미생물이 메탄 산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미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비닐멀칭은 토양의 온도와 수분을 유지하고 잡초 발생을 억제해 작물 생산성을 높이는 농업 기술이다. 그러나 비닐이 토양 표면을 덮어 대기와의 가스 교환을 막으면서 토양 내부가 산소 부족 상태로 변해, 원래 메탄을 흡수·분해하던 밭토양이 오히려 메탄을 배출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연구팀은 옥수수 재배 밭에서 화학비료 처리와 녹비작물 처리, 그리고 비닐멀칭 유무를 비교했다. 녹비작물로는 보리와 헤어리베치를 활용했으며, 메탄 배출량 측정과 토양의 메탄 산화능 분석, 메타지놈 분석을 통해 토양 미생물의 기능 변화까지 함께 추적했다.
분석 결과, 비닐멀칭 조건에서 화학비료 대신 녹비작물을 환원하면 누적 메탄 배출량이 약 55% 감소했다. 동시에 토양의 메탄 산화 능력은 17% 높게 유지됐다. 옥수수 수량은 약 51% 증가했으며, 수량당 메탄 배출량은 71% 줄어 생산성과 온실가스 저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메탄 저감 효과가 단순한 미생물 수 증가 때문이 아니라, 토양 미생물이 메탄 외에도 수소와 단일탄소 화합물 등을 활용해 메탄 산화 기능을 유지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스 교환이 제한된 비닐멀칭 환경에서도 토양 미생물이 메탄 산화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정구 교수는 “비닐멀칭은 작물 수량 안정성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농업 기술이지만, 메탄 배출이라는 환경 비용이 뒤따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녹비작물 환원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관리만으로 수확량을 높이면서 메탄 배출을 줄일 수 있음을 확인하고, 그 과정에 관여하는 토양 미생물의 기능적 특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관리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 6월 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