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하 나사)이 지구 추락 위기에 처한 노후 관측선을 구출하기 위해 사상 최초로 민간 우주선을 이용한 예인 작전에 돌입한다.
28일(현지시간) CBS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나사는 이르면 30일께 태평양 마셜제도 아톨 기지에서 페가수스 로켓을 이용해 카탈리스트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사의 무인 구조 우주선 '리프트(Lift)'를 발사할 예정이다.
총 3000만 달러(약 415억 원)가 투입되는 이번 임무의 목표는 최근 격렬해진 태양 활동으로 고도가 떨어지고 있는 '닐 게렐스 스위프트 관측선(이하 스위프트)'을 더 높은 안전 궤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발사된 스위프트 관측선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 현상인 감마선 폭발 등을 관측해 왔으나, 최근 이례적으로 강력해진 태양 활동의 영향으로 고도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현재 고도는 약 360km(224마일)로, 구조가 불가능해지는 '마지노선'인 고도 297km(185마일)에 도달하기 전 궤도를 수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나사는 관측선의 하강 속도를 늦추기 위해 지난 2월 모든 과학 관측 장비의 전원을 끄고 비행시간을 벌어둔 상태다.
이번 작전에 투입되는 구조선 '리프트'는 소형 주방 냉장고 크기에 약 12m(40피트) 너비의 태양광 날개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는 레고 미니 피규어의 손을 닮은 집게 형태의 로봇 팔 3개가 장착되어 있어, 우주 공간에서 스위프트 관측선을 붙잡은 뒤 고도 600km(373마일)의 안정적인 궤도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구조선이 관측선과 도킹하는 데 약 한 달, 목표 궤도까지 견인하는 데 약 두 달이 소요될 전망이다. 작전이 성공하면 스위프트 관측선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관측 업무를 재개할 수 있다.
1.6톤 무게의 스위프트 관측선은 애초에 우주에서 수리하거나 인공 구조물로 포획하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이번 임무의 기술적 난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나사 관계자들 역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도전적인 임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니키 폭스 나사 과학임무본부장은 “스위프트를 이대로 방치해 대기권에 재진입하게 둔다면 우리는 소중한 관측선을 잃게 된다”며 “현재 예산으로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측선을 건조할 여력이 없다”고 작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미션은 미국이 시도하는 최초의 인공지능(AI) 자율 우주 로봇을 이용한 위성 서비스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중국이 4년 전 수명이 다한 위성을 더 높은 궤도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한 적이 있으나, 미국 정부가 민간 스타트업과 손잡고 구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탈리스트는 이번 스위프트 관측선 구조를 시작으로 향후 우주선 수리, 연료 재보충, 정지궤도 위성 이동 등 본격적인 '우주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작전에 성공하면 향후 2028년쯤 지구 추락 위험에 직면할 예정인 나사의 대표 우주망원경인 '허블 우주망원경도'도 고도를 높여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