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전쟁의 승패는 더 좋은 무기를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고 판단해 분산된 무기체계를 하나의 전력으로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곽기호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인공지능기술연구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7월 정기조찬회에서 “국방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전환(AX)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예로 들며 AI가 이미 현대전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정보 분석과 표적 식별, 의사결정 지원 등에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곽 원장은 “선견, 선결, 선타가 가능한 쪽이 전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며 “미국은 AI를 활용해 감시·정찰부터 분석, 지휘관 의사결정, 타격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시간 단위에서 초 단위(hour to second)'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 분야 AI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는 △정보와 데이터 폭증 △무기체계 자율화와 의사결정 가속화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 감소를 꼽았다. 위성·정찰자산과 각종 센서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생성되는 상황에서 사람이 이를 모두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AI를 활용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필수라는 것이다.
다만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이 국방 분야에서는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검색증강생성(RAG), 파인 튜닝 기술을 활용해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래 전장의 핵심 요소로 속도, 대량 운용, 자동화와 정밀성, 인간과 기계 협업을 제시했다. 감시·정찰부터 분석, 지휘관 의사결정, 타격까지 이어지는 'OODA'(Observe-Orient-Decide-Act) 사이클에서 AI가 특히 관찰(Observe)과 분석(Orient)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면서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위해 하나의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바탕으로 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선순환 체계 구축이 과제로 제시됐다.
곽 원장은 “국방 AX는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와 인프라, 조직, 프로세스를 모두 바꾸는 혁신”이라며 “지금이 국방 AI 경쟁력을 확보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기반 과학기술 강군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버넌스와 데이터 인프라, 신속한 획득 및 실험 체계, 전문인력, 책임 있는 AI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면서 “기술보다 임무를 먼저 생각하고 모델보다 데이터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며, 빠르게 현장에서 실증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