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대학교는 유선빈 에너지학과 교수 연구팀(후쿠오카대, 베이징사범대, 고려대, 홍콩폴리텍대, 베이징사범대-홍콩침례대 공동연구팀)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대형 재해 발생 후 교통 네트워크의 복구가 지역 경제 재건과 주민들의 삶 회복에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교통·수송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Transportation Research Part A: Policy and Practice'에 최근 게재됐다.
지진이나 수해 같은 대형 재해가 발생하면 도로와 철도가 파손되어 사람들의 이동이 끊기고 물자 수송이 막히면서 2차적인 경제 피해가 심각하게 발생한다. 연구팀은 재해 복구 과정에서 단순한 시설 수리를 넘어,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시장 접근성(Market Access, 이동 시간 대비 접근 가능한 인구 및 시장의 크기)'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경제 재건의 핵심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 1700여 개 지자체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속철도(신칸센)와 고속도로망의 복구가 지역 생산(GDP), 인구 이동, 기업 신설 등에 미친 영향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고속도로 복구가 제조업 부활과 인구 유입, 신규 기업 설립을 촉진하는 데 고속철도보다 훨씬 넓고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도가 거점 도시(센다이 등) 주변의 서비스업이나 비즈니스 출장에 주로 기여하는 반면, 고속도로는 공장 제품 수송, 자재 운반, 출퇴근 등 지역 구석구석을 잇는 '문 앞까지의 연결성(Door-to-Door)'을 제공하여 지역 제조업 생태계를 빠르게 살려냈기 때문이다.
가상 시뮬레이션 결과, 지진 피해 후 고속도로가 복구되지 못했을 경우 2020년 기준 매년 약 5673억 엔(한화 약 5조 원 이상)의 추가적인 경제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유선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형 재난 이후 지역 사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거점 도시 중심의 고속철도 복구뿐만 아니라, 지역 생산 현장과 물류를 잇는 고속도로망의 신속한 재건이 필수적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재난 대응 정책과 국가 기간망 설계 시 경제적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이는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