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DRM 해제하고 수 분 만에 새 사이트...AI 불법스트리밍 대응 시급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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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수십 곳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중계가 시작된다. 불법 영상복제에 활용되는 AI가 영상을 스캔한다. 스포츠중계 영상이 권리자의 탐지 시스템에 걸리지 않도록 영상 프레임을 미세하게 바꾸고 오디오 트랙을 교체한다. 워터마크를 지우고 자동 인식 도구를 따돌린다.

이렇게 세탁된 영상은 AI봇이 관리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에 뿌려진다. 사이트 하나가 차단되면 곧장 또다른 사이트가 생긴다. 도메인 등록과 호스팅 작업도 AI가 수행했다. 전문 인력이 매달렸던 불법 스트리밍의 과정을 AI가 대신하며 저작권 침해 문제가 확산된다.

30일 저작권 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안전장치를 제거한 이른바 '다크LLM' 등장으로 사이버범죄 진입장벽이 낮아진 가운데 불법 스트리밍도 AI 자동화 흐름을 타고 진화하고 있다.

P○ GPT, W○ GPT 등 거대언어모델을 갖춘 AI가 불법 스트리밍에 활용된다. AI는 합법 플랫폼의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복제하고, 암호화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장벽을 우회한다. 불법 사이트 생성과 콘텐츠 수집·배포까지 자동화하는 데 활용된다. 과거 전문 인력이 수작업으로 하던 작업을 AI가 대신하면서, 침해 규모와 속도가 동시에 커졌다. 표적은 콘텐츠 가치가 가장 높은 라이브 스포츠 중계에 집중되고 있다. 경기 중 짧은 시간에 상업적 가치가 집중되는 라이브 스포츠의 특성상 경기가 끝난 뒤 이뤄지는 차단은 이미 발생한 피해를 되돌리기 어렵다.

해외에서 스트리밍 사이트들은 이미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 관련 통계가 집계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스포츠 중계 불법 사이트에서 AI 활용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미국프로풋볼(NFL)·프로농구(NBA)·종합격투기(UFC) 라이브 불법 스트리밍으로 글로벌 스포츠 산업이 잃는 잠재 수익은 연간 최대 280억 달러에 이른다. 회계·컨설팅 기업 그랜트 손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유럽에서 탐지된 불법 라이브 스트리밍 가운데 81%는 끝내 차단되지 않았다. 삭제 요청 통지가 접수된 뒤 30분 안에 제거된 비율은 3% 미만에 그쳤다.

사업자와 권리자는 개별 보안 솔루션이 쏟아내는 방대한 탐지 결과와 경보를 관리해야 하지만, 어떤 위협부터 우선 대응해야 할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대응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대응은 개별 보안 도구에서 'AI 침해에는 AI 대응'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스위스 보안기업 나그라비전은 흩어진 탐지 데이터를 통합해 피해 규모와 시간 민감도를 기준으로 대응 우선순위를 정하는 지능형 플랫폼 '나그라 벤투리'를 선보였다.

우리나라도 저작권 관련 기관 등을 중심으로 AI 기반 불법 스트리밍에 관심을 갖고 대응하기 시작했다.

저작권위원회는 “불법 유통이 AI로 자동화·대규모화되는 환경에서는 모든 침해에 동일하게 대응하기보다 피해 규모와 시간 민감도를 고려해 대응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통합 대응도 침해 자체를 완전히 막는 수단은 아닌 만큼, 실시간 차단이 가능한 집행 체계와 제도적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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