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통합교섭 공식화…노사 갈등 불씨

네이버 노동조합(노조)이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교섭 요구를 공식화하면서 노사 갈등에 불이 붙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용우 의원실·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공동 주최로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용우 의원실·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공동 주최로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이날 발제에서 “통합교섭은 특혜가 아니다.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질과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집단 특성상 본사에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되기 때문에 다수 자회사가 개별 교섭을 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 지회장에 따르면 네이버지회에는 현재 네이버와 계열사 28개 법인 소속 조합원 약 6200명이 가입해 있다. 노조가 교섭 중인 16개 법인에서 연간 150회 이상의 교섭이 열린다. 노사 양측 교섭위원 100여명이 연간 1000시간 이상을 교섭에 투입하고, 법인별로 법무법인 자문료를 지불하고 있다.

오 지회장은 계열사에 대한 실질적 결정 권한이 네이버 본사에 집중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본사가 포괄임금제 폐지, 추가 보상제도, 인센티브, 근무제도 등 주요 근로조건을 정한 뒤, 계열사에 공통으로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법인 간 조직개편이 빈번한 점도 통합교섭의 필요성으로 꼽았다. 예컨대 2024년 네이버 AI 관련 조직 내 수백명이 네이버클라우드로 이동했다. 지난해에는 반대로 네이버클라우드 직원 수백명이 네이버로 옮겼다. 현재는 네이버클라우드 직원 수십명이 네이버파이낸셜로 이동하고 있다.

송가람 엔씨 지회장은 “IT와 게임 산업은 사업부 분사, 자회사 설립, 프로젝트 단위 조직 개편이 빈번하게 이뤄지는데 교섭은 여전히 법인별로 나뉘어 있다”면서 “단순히 형평성의 문제가 아니라 협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이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인 기자]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이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인 기자]

네이버 노조는 오는 20일 낮 12시 통합교섭 선포식을 열고 네이버에 계열사 통합교섭을 공식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네이버 노조의 통합교섭 모델이 IT 업계 전반에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장이기도 한 오 지회장은 네이버를 시작으로 공동교섭 모델을 구축한 뒤 향후 IT 업계 전반으로 논의를 확대할 계획이다.

임영국 화섬식품노조 정책연구원장은 “통합교섭의 성공적 안착은 IT 업계뿐 아니라 대한민국 노사관계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판교모델'의 시작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8월 경총에 정식 가입했다. 노사 갈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총은 회원사 노사관계와 노동 현안을 지원하는 사용자 단체다. 당시 국회에서 논의되던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국회의원 전원에 전달한 바 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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