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융합보안 전문기업 쿤텍이 실제 선박 환경을 구현한 테스트베드에서 7종의 사이버 공격을 탐지·차단하는 실증에 성공했다. 공격 대응 기록을 국제선급연합회(IACS) 사이버복원력 규정에 맞춰 자동 집계하고 선급 제출용 보고서로 생성하는 과정도 함께 공개했다.
쿤텍은 지난 5일과 12일 판교 쿤텍 테스트베드에서 선박 사이버복원력 플랫폼 '테라그리드 마리타임(TeraGRID Maritime·TGM)'의 라이브 실증 시연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시연에는 국내 대형 선사와 선박관리 전문기업, 조선·기자재 업체, 한국선급(KR)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쿤텍은 단순 제품 설명이나 녹화 영상, 시뮬레이션 대신 가상 선박 2척을 구성하고 네트워크·보안 장비를 실제 선박과 동일한 형태로 배치했다. 방화벽과 스위치 포트까지 연동한 환경에 실제 사이버 공격을 투입해 탐지부터 차단까지 전 과정을 약 3시간 동안 시연했다.

시연은 정상 운항 상태를 확인한 뒤 7개 사이버 공격 시나리오를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격 탐지와 대응, 증적 확보 과정도 함께 검증했다.
TGM은 네트워크 탐지 및 대응(NDR)과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을 동시에 지원하는 해사 사이버보안 솔루션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상관분석해 알려진 위협뿐만 아니라 미지의 위협까지 식별하고, 위협 수준에 따라 자동 격리와 알림 정책을 적용한다.
쿤텍은 공격 탐지와 차단을 넘어 규제 대응에 필요한 증적 생성 과정도 공개했다. 공격 탐지·차단 기록을 IACS의 UR E26 요구사항 이행 상태로 자동 집계하고 선급 제출용 보고서로 출력했다.
이 과정에는 쿤텍이 한국선급과 공동 개발한 선박 사이버복원력 플랫폼 'KR-CRP(KR Cyber Resilience Platform)'가 활용됐다.
KR-CRP는 신조 선박의 설계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자산 인벤토리, 네트워크 구성도, 사이버보안 설계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특정 데이터를 수정하면 관련 문서에도 변경 사항이 자동 반영된다.
조선소 시범 운영에서는 자산목록과 구성도 작성에 걸리는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2주로 단축했다. 해외 선급 승인 이력이 있는 조선소의 실제 설계 데이터를 검증한 결과 기존 작업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지적 사항 10건 이상도 자동으로 찾아냈다.

선박 사이버보안 규제 대응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IACS UR E26은 2024년 7월 1일 이후 건조 계약된 선박에 적용된다. 해당 기준이 적용된 선박이 올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취항하면서 사이버보안 관련 연차검사 대응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차검사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승인받은 사이버보안 상태가 실제 운항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에 따라 보안 패치와 자산 변경 이력, 이벤트 로그 등 운항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하는 보안 기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쿤텍은 이번 시연을 시작으로 8월 중 선사와 선박관리사, 조선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실증 워크숍을 이어갈 계획이다. 워크숍을 통해 현장 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