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한얼 신소재공학과 교수(차세대에너지연구소 겸무)가 전북대학교 연구팀과 공동으로 서로 다른 반도체를 결합해 내부에 강한 전기장을 형성함으로써 외부 전원 없이 작동하는 자가 구동 광센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빛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꾸는 광센서는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별도의 외부 전원 없이 빛 자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자가 구동 광센서'는 배터리 교체가 어렵거나 장시간 작동해야 하는 소형 전자기기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자가 구동 광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빛을 받아 생성된 전자와 정공*을 외부 전압 없이 빠르게 분리하고 이동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반도체를 접합해 두 소재의 경계에서 자연스럽게 전기장이 형성되도록 하는 이종 접' 구조를 활용한다.
하지만 기존 이종 접합 구조는 서로 다른 소재를 맞붙이는 과정에서 결함이 생길 수 있고 내부 전기장이 충분하지 않거나 들어온 빛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하면 생성된 전하가 다시 결합해 사라지면서 센서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장량이 풍부한 아연(Zn)과 주석(Sn), 질소(N)로 이뤄진 차세대 반도체 아연주석질화물(ZnSnN₂·ZTN)에 주목했다. ZTN은 빛을 흡수해 전하를 만들어낼 수 있고, '질화갈륨(GaN)'과 결정 구조가 유사해 두 소재를 결합한 이종 접합 구조를 만들기에 유리하다. 다만 외부 전원 없이 작동하려면 '아연주석질화물'의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해 두 소재의 접합면에 충분히 강한 내부 전기장을 형성해야 한다.
연구팀은 ZnSnN₂를 얇은 막인 박막을 만드는 공정 조건을 조절해 물질의 성분 비율과 전기가 흐르는 데 관여하는 전하 운반자의 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하고, 전기적 특성을 최적화했다. 또 들어오는 빛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ZnSnN₂ 표면에 미세 구멍을 규칙적으로 형성했다.

그 결과 빛을 받아 생성된 전하 운반자가 유지되는 시간이 평면 구조의 3.5나노초(ns)에서 최대 6.2나노초로 약 1.8배 늘어났다. 이는 10억분의 1초 단위의 매우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전하를 더 오래 유지하도록 해 광 감지 성능을 높인 결과다. 소재 조성 제어와 빛을 가두는 미세구조의 결합으로 외부 전압을 가하지 않아도 낮은 빛 세기에서도 안정적으로 빛을 감지하는 자가 구동 광센서를 구현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상용 센서가 작동하기에는 부족한 2.2 V의 외부 전압을 공급한 상태에서 광센서가 빛을 받아 약 0.6 V의 광전압을 생성했으며, 이를 외부 전원과 함께 활용해 센서의 구동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주변의 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외부에서 공급해야 하는 전력을 줄일 수 있음을 실제 기기로 확인한 결과로, 향후 초저전력 IoT 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는 소재의 성분 비율과 빛을 가두는 표면 구조를 함께 제어해 광 감지 성능을 높인 것으로, 차세대 자가 구동 광센서의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이한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반도체를 단순히 접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재를 만드는 단계부터 빛이 이동하는 경로까지 함께 설계해야 자가 구동 성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배터리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초저전력 센서 및 소형 전자기기용 에너지 변환 소자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