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KB증권 이사 “물가·금리 동시 상승이 증시 고비…美 10년물 5% 돌파는 위험”

이은택 KB증권 이사가 18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KRX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하반기 전망을 발표했다.
이은택 KB증권 이사가 18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KRX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하반기 전망을 발표했다.

물가와 금리가 함께 오르면 인공지능(AI) 산업에 고비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초반을 추세적으로 넘어서는 때가 위험하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빅테크가 AI 투자를 자발적으로 줄일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 상승으로 은행·연기금 등 자본공급자가 돈줄을 조이기 시작하면 AI 투자 사이클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이사는 18일 한국거래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AI 투자에서 봐야 하는 것은 빅테크가 투자를 그만두느냐가 아니라 자본공급자가 언제 돌아서느냐”라며 “과거 버블 붕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금리의 추세적인 상승”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AI 투자 사이클을 위협할 수 있는 금리 수준으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0~5.3%를 제시했다. 2023년 10년물 금리가 장중 5% 수준까지 올라갔고, 5.3%를 넘어서면 2007년 이후 경험하지 못한 금리 수준에 진입하게 된다.

단기 정책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2년물보다 자본조달 비용과 자산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10년물을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2023년 고점인 5%를 넘어 5.3%까지 오르면 2007년 이후 경험하지 못한 금리 수준에 들어서 자금 공급자의 투자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단순한 금리 급등보다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상승을 더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어 금리를 다시 낮추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주거비 제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3% 이상, 주거비 제외 스티키 근원 CPI 3.5% 이상을 경계선으로 제시했다.

이 이사는 “빅테크는 성공할 경우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스스로 AI 투자를 멈출 가능성이 낮다”며 “반면 은행·연기금 등 자본공급자는 원금 회수가 중요해 금리가 오르고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돈줄을 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투자 리스크의 핵심은 빅테크가 아닌 자본공급자의 변심이라는 뜻이다.

최근 증시를 흔든 프런티어 AI 모델 수요 둔화 우려는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비용 부담 탓에 고성능 모델만 쓰던 흐름이 저렴한 일반·오픈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지만, 최근 프런티어 모델 가격 인하와 중국계 모델의 가격 인상으로 경쟁 구도가 다시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금리가 열 번 급등한다고 모두 버블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되돌리기 어려운 인플레이션과 이전 고점을 넘어서는 금리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