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금융위원회 제공]](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20/news-p.v1.20260820.873730aff1f048c5a23da0b025f2e56e_P1.jpg)
정부가 8800억원 규모 초장기기술투자펀드의 인공지능(AI)·반도체 외 분야 의무투자 비중을 당초 검토안의 두 배인 40% 이상으로 확정했다. AI와 반도체로 첨단산업 자금이 쏠리는 것을 막고 바이오·방산 등 장기간 기술개발이 필요한 분야까지 정책금융 공급을 넓히려는 조치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올해 총 88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첨단전략산업기금 6000억원과 정부 재정 800억원 등 정책자금이 6800억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민간이 나머지 2000억원을 부담한다. 장기 기술투자에 따른 불확실성을 정책자금이 분담해 민간 운용사의 자금 모집 부담을 낮추는 구조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처다. 금융위는 AI·반도체 외 분야에 주목적 투자의 40% 이상을 투자하도록 의무화했다. 지난달 공청회 당시 검토했던 20%에서 두 배로 높였다. 이에 따라 바이오와 방산 등 상대적으로 장기 기술개발 자금 확보가 어려운 분야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했다.
투자 기간도 기존 정책성 펀드보다 길다. 펀드 존속기간은 13~15년이며 한 차례만 1년 이내 연장할 수 있다. 실제 투자 기간도 6~7년으로 설정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기존 정책성 펀드의 존속기간 8~10년, 투자 기간 4~5년보다 길다. 연구개발(R&D) 초기부터 스케일업과 상용화까지 장기간 자금을 공급해 기술개발 기간과 금융자금 회수 기간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운용사 선정 방식도 단기 재무성과 중심에서 기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꾼다. 핵심 운용인력이 투자한 기업의 기술이 실제 상용화됐는지 평가하고 해당 투자 분야의 전문인력과 기술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보했는지도 살핀다. 초기기업 발굴·보육에 강점이 있는 창업기획사(AC)도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PE),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과 함께 운용사 모집에 참여할 수 있다.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평가 장치도 마련했다. 운용 중인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실적은 다른 정책성 펀드 운용사 선정 때 실적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 장기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때문에 향후 정책펀드 운용사 선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우려를 낮추기 위해서다. 반면 모태펀드가 지원한 초기기업에 대한 이어달리기 투자와 해외 기술기업 인수를 위한 국내 투자, 기존 투자기업 후속 투자에는 가중치를 부여한다.
정부는 소형 리그 3개사와 중형 리그 4개사 등 총 7개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 소형 펀드는 각각 800억원, 중형 펀드는 각각 1600억원 규모다. 다음 달 3일 제안서를 접수한 뒤 10월까지 운용사를 확정하고 이르면 연말부터 투자를 시작한다.
금융위는 하반기 산업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우주항공 등으로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단기간 회수가 가능한 기업에 집중됐던 정책성 자금의 투자 기간과 영역을 넓혀 첨단기술이 상용화되기 전 발생하는 장기 자금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