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는 싱가포르 정부가 출생 순서와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17세까지 성장하는 동안 총 7만싱가포르달러(약 7600만원)에 달하는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
23일 스트레이츠 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이날 열린 국경일 기념 연설(NDR 2026)에서 신규 'SG 아동 양육 지원 패키지'를 전격 발표했다. 웡 총리는 복잡했던 지원 제도를 단권화해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출생 시뿐만 아니라 아동의 성장 전 과정에 걸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책에 따라 출생 후 12개월 이내에 현금 1만싱가포르달러(약 1100만원)가 '아기 선물'로 분할 지급된다. 이어 1세부터 16세까지는 매년 2000싱가포르달러(약 200만원)씩 총 3만2000싱가포르달러(약 3500만 원)의 '아동 크레딧'이 현금으로 지원된다. 이는 기존 셋째 자녀 이상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던 혜택을 모든 출생 순서로 확대하고 지원 금액과 기간을 대폭 늘린 조치다.
또한 아동 발달 계좌(CDA)를 통해 첫걸음 지원금 5천 싱가포르 달러와 정부 1:1 매칭 지원금 최대 5000싱가포르달러(약 500만원)가 제공되며, 계좌 운영 기간도 기존 12세에서 16세까지 연장된다. 자녀가 17세가 되는 해에는 고등 교육 비용 충당을 위한 1만 싱가포르 달러가 고등 교육 계좌(PSEA)에 추가로 적립된다.
기존의 메디세이브 신생아 보조금 5000 싱가포르 달러와 초·중학교 재학 기간 지급되는 에듀세이브 기여금까지 포함하면, 아동 1인당 받게 되는 총 직접 지원금은 약 7만싱가포르달러에 달한다. 이는 기존 지원금 규모인 2만7500~5만6500싱가포르달러에서 크게 증액된 수치로, 이번 조치를 통해 싱가포르 내 약 38만 가구, 61만 명 이상의 아동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파격적인 양육 지원책은 싱가포르의 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마련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구 600만 여 명 규모인 싱가포르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7명으로 집계되어 직전 해인 2024년(0.97명)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0.8명대)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더해 저출생과 평균 수명 연장이 맞물리면서 싱가포르는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1%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패키지는 2026년 기준 1~17세가 되는 기존 아동에게도 연령에 맞춰 소급 적용되며, 경과 조치를 거쳐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다자녀 가구에는 의료, 교통, 주거 등 지출 부담이 큰 분야에 대한 맞춤형 추가 지원이 이어진다. 아울러 웡 총리는 노인층의 주거·의료 지원 및 일자리 확대, 장애인의 사회적 자립 지원, 1인 가구(싱글)를 위한 주거 지원책 마련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포용적 복지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