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온라인쇼핑협회(KOLSA)가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의 정산기한 단축에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납품업체 보호라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일률적인 정산기한 단축이 유통업체의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중소 납품업체와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2일 입장문을 내고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가 의결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개정안은 직매입 대금 지급기한을 상품 수령일부터 기존 60일에서 35일로 줄이고, 특약매입·위수탁·매장임대 거래는 월 판매마감일부터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협회는 직매입 거래의 경우 유통업체가 상품의 소유권과 재고·판매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만큼 지급기한을 25일 일괄 단축하면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고가 판매되기 전에 대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늘면서 단기 차입과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체의 자금 부담이 상품 매입과 신규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판매가 불확실한 중소기업 상품보다 대기업 인기상품이나 저가 수입상품을 우선 취급하면서 중소 납품업체의 판로가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품·환불과 품질 검수 등 온라인 유통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출과 하자 책임이 확정되기 전에 대금을 지급하면 사후 정산 분쟁이 늘고, 유통업체가 반품 위험이 낮은 상품 중심으로 취급 품목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특히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유동성 부담을 경계했다. 일률적인 조기 지급 의무가 회생과 채권 변제 재원을 약화시킬 경우 협력사와 근로자, 소비자까지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계 연구 결과도 근거로 제시했다. 협회에 따르면 2026년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소개된 연구는 정산주기를 60일에서 20일로 단축할 경우 직매입형 플랫폼 납품업체의 거래생존율이 평균 68.9%로 하락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해당 분석은 직매입 35일안이 아닌 20일 정산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한 추정치다.
아울러 시행 유예와 단계적 단축, 업태·거래유형·기업 규모별 차등 적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월 1회 정산 기준과 합리적인 반품 유보금 제도를 마련하고 충분한 영향평가와 업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국회는 정무위 전체회의와 후속 심사 과정에서 직매입 35일·특약매입 등 20일의 일률 기준을 재검토하고, 시장 충격과 중소 납품업체의 역피해를 최소화할 보완책을 법률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면서 “충분한 준비와 차등·단계적 적용을 통해 유통기업, 납품업체, 소비자가 함께 지속 가능한 상생의 길을 찾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