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AI로 중처법 넘는다/서진메카닉스, AI가 24시 안전관리…위험구역 진입 80% 줄여

SSC '세이프비전-X' 도입…기존 CCTV 활용해 위험 감지·경보·안전기록 자동화
안전서류 작성 주 6시간→1시간…전담인력 부족한 中企 중처법 대응 지원

안전관리 전담 인력을 두기 어려운 중소 제조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나서고 있다. AI가 24시간 현장의 위험을 감지하고 즉각 경보를 보내는 데 이어 안전조치 이력까지 자동으로 기록하면서다. 인력과 비용 부담이 큰 중소기업에서 AI가 사실상 '상시 안전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부품 가공업을 하는 서진메카닉스는 상시근로자가 30여명이다. 이 회사는 중처법 확대 적용 이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 부담으로 떠올랐다. 자재 이동 구간에서 지게차와 작업자 동선이 겹치면서 아차 사고가 반복됐고, 야간이나 주말에는 위험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위험성평가와 안전점검 관련 서류 작성도 대표와 공장장의 몫이었다.

지난해 지게차 근접 사고를 계기로 서진메카닉스는 스마트제조 AI 기업 에스에스씨(SSC)의 산업안전 솔루션 '세이프비전-엑스(SafeVision-X)'를 도입했다. 기존 CCTV 8대에 엣지 AI 장치를 연결하고 프레스 주변과 자재 하역장에는 가상의 안전펜스를 설정했다. 지게차 운행 구간에는 작업자 근접 경보 기능을 적용했다.

AI는 CCTV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보호구 미착용이나 위험구역 진입, 지게차와 작업자의 위험한 접근, 작업자 쓰러짐 등을 감지한다.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즉시 경보를 울리고 대표와 공장장의 모바일로 현장 화면과 함께 알림을 보낸다. 설비 가동 정보와 연계하면 고위험 상황에서 설비를 자동 감속하거나 정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도입 한 달 만에 변화가 나타났다. 보호구 미착용 감지 건수는 초기보다 28% 감소했고 월평균 10건이던 위험구역 무단 진입은 2건 수준으로 줄었다. 안전 관련 서류 작성에 들이는 시간도 주당 6시간에서 1시간으로 80% 이상 감소했다. 도입 이후 현재까지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진우 서진메카닉스 전무는 “이제는 공장에 없어도 위험 상황이 먼저 나를 찾아온다”며 “사람을 새로 뽑는 것보다 확실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세이프비전-엑스의 차별점은 위험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지→차단→기록'으로 이어지는 안전관리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점이다.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CCTV 영상을 외부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공장 내부에서 분석해 보안 부담을 낮췄다. 설비 데이터와 영상을 함께 분석해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설비 자동 정지까지 연계할 수 있다.

AI 기반 CCTV 모니터링 솔루션을 통해 현장의 작업 안전 전반을 관리하는 모습.
AI 기반 CCTV 모니터링 솔루션을 통해 현장의 작업 안전 전반을 관리하는 모습.

중처법 대응에 필요한 기록 관리도 AI가 돕는다. 위험 상황과 조치 이력을 자동 축적해 주간 안전 리포트와 위험성평가 기초자료를 생성한다. 전담 안전관리자가 부족한 사업장에서도 위험 확인부터 조치, 기록까지 상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다.

SSC는 올해 석유화학을 시작으로 자동차부품·조선 협력사와 물류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위험성평가서·안전 리포트 자동 작성과 영상·음성·설비 신호를 결합한 위험 감지 기술도 고도화한다. 올해 고객사 10개사 확보를 목표로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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