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AI로 중처법 넘는다/HNT, 지게차 사고 AI로 잡는다…선제 위험 차단

50인 미만 중소 제조기업 HNT의 생산현장에서는 작업자와 지게차가 같은 공간을 오간다. 교차로나 설비 주변, 적재물로 시야가 제한된 곳에서는 운전자가 작업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순간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관리 인력을 충분히 두기 어려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관리자가 현장의 모든 위험 순간을 지켜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HNT는 이 같은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더블티의 인공지능(AI) 산업안전 솔루션 '헤임달(HEIMDALL)'을 도입했다. 사람의 주의와 현장 순찰에 의존하던 지게차 충돌 예방을 AI가 작업자와 장비의 움직임을 상시 분석하는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HNT 현장에 적용된 헤임달은 단순히 작업자와 지게차 사이의 거리만 측정하지 않는다. 위치와 이동속도, 진행방향, 가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실제 충돌 가능성을 판단한다.

HNT 작업 현장에 적용된 헤임달 솔루션의 시연 모습.
HNT 작업 현장에 적용된 헤임달 솔루션의 시연 모습.

가령 작업자와 지게차가 가까이 있어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면 위험도를 낮게 판단한다. 반대로 현재 거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 빠르게 접근하는 경로에 있다면 충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경고한다. 위험상황이 포착되면 작업자에게 즉시 알리고 관리자는 모바일 등을 통해 누가 어느 위치에서 어떤 위험에 노출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HNT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관리자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아차사고'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실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작업자와 지게차가 위험하게 스쳐 지나간 상황은 기록으로 남기 어려웠다. 헤임달 도입 후에는 이러한 위험 접근이 데이터로 축적된다.

HNT 관리자는 이를 토대로 위험한 접근이 반복되는 장소나 특정 시간대·작업별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CCTV를 확인해 원인을 찾는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사고 가능성이 높은 장소와 작업을 미리 찾아 개선하는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있다. 위험요소 발견부터 책임자 지정, 조치기한 설정, 개선 완료 사진과 조치이력, 관리자 확인까지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HNT와 같이 안전관리 전담인력을 충분히 배치하기 어려운 중소 제조기업에서는 AI가 현장을 상시 확인하고 관리자는 위험도가 높아지는 순간에 집중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으로 인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이 같은 위험 판단의 기반은 더블티가 산업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다. 회사에 따르면 20곳 이상의 산업현장과 20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통해 위험블록 데이터 6억건 이상, 실제 위험 이벤트 85만건 이상을 확보했다.

헤임달은 이 데이터를 작업자의 위치와 장비 움직임뿐 아니라 위험성평가,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 안전교육, 작업일지 등과 연결한다. 향후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전사적자원관리(ERP), 건물관리시스템(BMS), 영상분석 데이터까지 연계해 현장의 위험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예측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더블티는 HNT와 같은 중소 제조기업 적용 사례를 기반으로 올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 제조업을 넘어 물류·공공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SaaS형 안전관리 서비스와 센서·AI를 결합한 설치형 사고예방 시스템을 함께 공급한다. 올해 헤임달 안전관리 앱 사용자 1만명과 솔루션 도입기업 50개사 확보가 목표다.

김영준 더블티 대표는 “중소기업에서는 사람이 모든 현장을 계속 감시하는 안전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며 “AI가 위험을 상시 확인하고 사람이 필요한 순간 개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사고 이후가 아닌 사고 이전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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