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비자의 쇼핑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직접 검색하고 추천 상품을 비교했다면, 이제는 AI가 트렌드와 소비자 맥락을 분석해 먼저 상품을 제안한다. 검색 중심이었던 패션 커머스가 'AI 큐레이션'과 '대화형 쇼핑'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무신사는 지난 6월 'AI 트렌드 큐레이션'을 도입했다. 플랫폼 내부의 클릭·구매 이력 등을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기존 개인화 추천과 달리, 플랫폼 외부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패션·뷰티 트렌드를 AI가 선제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AI가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 키워드와 상품 속성을 자동으로 조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과 스타일을 제안한다.
구매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발견형 소비자'가 주요 대상이다. 특정 브랜드나 상품을 검색하는 대신 AI가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을 먼저 보여주면서 탐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로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무신사는 우선 캡·야구모자 등 모자 카테고리에 적용한 뒤 이를 패션·뷰티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커머스 전략을 챗GPT로도 확장했다. 무신사는 오픈AI의 챗GPT에 무신사 앱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용자가 정확한 상품명을 입력하지 않아도 “내일 출근할 때 입을 옷을 추천해줘” “미국 여행 코디를 추천해줘”처럼 자연어로 요청하면 시간·장소·상황(TPO), 날씨, 시즌, 가격대, 브랜드 취향 등을 고려해 상품을 추천한다. 자체 개발한 '무신사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적용해 추천 상품을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와 연결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이는 AI가 검색창을 대체하는 '대화형 커머스'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소비자가 상품을 찾기 위해 플랫폼의 검색 언어와 카테고리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과 원하는 조건을 말하면 AI가 이를 상품 탐색 언어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무신사의 전략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AI가 소비자의 과거 행동을 분석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외부 트렌드를 읽고 '지금 발견할 만한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챗GPT 같은 외부 AI 플랫폼까지 쇼핑 접점으로 활용하면서 패션 플랫폼의 경쟁력도 상품과 가격뿐 아니라 AI가 어떤 상품을 발견하고, 어떻게 연결하느냐로 확대하고 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