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한국과 중국보다 컸던 일본인의 신장이 최근에는 두 나라에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일본 19세 남성의 평균 키는 한국과 중국보다 약 3㎝, 여성은 약 5㎝ 낮았다.
1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제 연구진인 NCD Risk Factor Collaboration(NCD-RisC)이 2020년 의학 학술지 랜싯에 공개한 자료에서 2019년 일본 19세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2.1㎝, 여성은 158.5㎝로 집계됐다.
같은 연령대에서 한국 남성은 175.5㎝, 여성은 163.2㎝였으며 중국은 남성 175.7㎝, 여성 163.5㎝로 조사됐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이후 평균 신장의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반면 한국과 중국에서는 5~19세 청소년의 평균 키가 지난 35년 동안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빠르게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닛케이는 일본인의 성장세가 멈춘 배경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제기했다.
먼저 주목된 것은 식사를 통해 얻는 에너지의 변화다. 일본의 1인당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1995년부터 2023년까지 감소세를 보인 뒤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반면 중국과 한국은 일본보다 하루 에너지 공급량이 약 760~80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섭취 열량 자체만으로 신장 차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가공식품 중심의 식습관과 특정 영양소 부족 등이 성장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3년 조사에서는 채소 섭취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됐으며, 20~30대에서 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출생 당시 체중 역시 하나의 변수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신생아 가운데 10%가량이 2500g에 미치지 못하는 저체중 상태로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중은 한국이나 중국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모리사키 나오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부장은 일본인의 신장 변화와 출생 체중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임신 기간 산모의 체중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점이 신생아의 출생 체중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소개됐다.
어린 시절 수면 부족도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됐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 등이 2010년 발표한 연구를 보면 일본 0~3세 아동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11.62시간이었다. 중국은 12.49시간, 한국은 11.9시간으로 일본보다 길었다.
기시 사토시 도쿄대 준교수는 이를 뒷받침할 직접적인 자료가 부족해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성장 과정에서 수면시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일본인의 평균 신장이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한 현상을 특정 요인 하나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식생활과 영양 상태, 출생 당시 체중, 유아기 수면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