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이 아이를 버릴 것”…경찰에 붙잡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10대 여성이 생후 한 달 된 아기를 버스정류장에서 처음 만난 여성에게 맡긴 뒤 그대로 떠난 일이 벌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카를라 이바라(18)는 지난 13일 생후 1개월 된 아들을 안고 샌안토니오 도심의 한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이바라는 그곳에서 제니퍼 베나비데스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를 잠시 빌릴 수 있느냐고 물었다.
대화를 나누던 중 베나비데스가 이바라가 안고 있던 아기를 보고 귀엽다고 말하자 상황이 갑자기 달라졌다. 이바라는 아기의 출생증명서와 사회보장 카드 등 관련 서류를 꺼내 베나비데스에게 건넸다.
이어 이바라는 베나비데스에게 “아기를 원하느냐”며 “나는 이 아이를 버릴 것이고 누군가에게 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치 못한 부탁을 받은 베나비데스는 당황했지만, 아기를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이바라와 아이를 인근 지인의 집으로 데려갔다. 그러나 이바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만 남겨둔 채 우버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갑작스럽게 아기를 맡게 된 베나비데스와 지인은 우선 아이에게 먹을 것을 먹이고 기저귀를 교체하는 등 기본적인 돌봄을 제공했다. 이후 경찰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바라가 다시 해당 지역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를 붙잡았다. 아기는 이후 친척에게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나비데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기가 위험한 사람의 손에 들어갈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바라는 아기를 키우기를 원하지 않아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텍사스에는 부모가 양육하기 어려운 신생아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가 있다. '안전한 피난처 법(Safe Haven Law)', 이른바 '베이비 모세 법(Baby Moses Law)'에 따라 부모는 생후 60일 이하의 건강한 신생아를 병원이나 소방서, EMS(응급의료서비스) 시설 등 지정된 장소에 익명으로 맡길 수 있다. 원칙적으로 시설 직원에게 직접 아기를 인계해야 하며 일부 장소에는 베이비 박스도 마련돼 있다.
이 법은 신생아를 키우기 어려운 부모가 아이를 위험에 노출하지 않고 안전하게 맡길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낯선 사람에게 직접 아이를 넘기는 행위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이바라는 정식으로 지정된 보호 장소를 이용하지 않고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에게 아기를 직접 맡긴 것으로 조사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이바라는 아동을 유기하고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됐으며, 보석금은 7000달러(약 960만원)로 정해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