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연구진이 그동안 처분이 어려웠던 원전 '폐이온교환수지'를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처분 인수기준을 충족하는 기술로, 기업에도 이전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시설청정기술개발부 임승주 박사 연구팀이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이온교환수지를 탄화한 뒤 시멘트나 지오폴리머를 이용해 고체 형태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그린방사선에 이전했다고 23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1억 원과 매출액 2%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원전은 정상 운전이나 해체 과정에서 시설과 설비에 묻은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액 속 방사성물질은 이온교환수지라는 필터 소재를 이용해 걸러낸다. 방사성물질을 흡착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이온교환수지를 '방사성 폐이온교환수지(폐수지)'라고 한다. 이렇게 발생한 폐수지는 반드시 시멘트 등으로 고형화한 후 최종 처분되어야 한다.
그러나 폐수지는 물을 쉽게 흡수하고 팽창하는 성질이 있어 그대로 시멘트 등과 섞어 굳히기 어렵다. 반대로 균열을 막기 위해 폐수지를 적게 넣으면 만들어야 하는 고체 폐기물의 양이 늘어나 최종 처분 부피와 비용이 커진다.
연구팀은 폐수지를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가열해 열분해하는 탄화 기술을 적용했다. 적절한 온도와 처리 조건을 찾아 물을 흡수해 부푸는 현상을 억제했다.
탄화한 폐수지를 고화체 전체 무게의 40%까지 넣어 시멘트와 지오폴리머로 각각 굳혔다. 그결과 경주 방폐장의 주요 폐기물 인수기준인 압축·열순환·침수·침출·유리수 시험 기준을 모두 충족하였다.
특히 시멘트 등을 전체 무게의 60%까지 추가해 고화체를 만들었을 때도 최종 부피는 탄화 폐수지 자체의 부피보다 20% 이내로만 증가했다. 즉, 고형화 과정에서 늘어나는 최종 처분 부피를 최소화한 것이다.
고화체에서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빠져나오는 정도를 평가한 시험에서도 기준을 충족했다 시멘트와 지오폴리머 고화체의 세슘 침출지수는 각각 9.18과 10.41, 코발트 침출지수는 10.43과 13.77로 모두 처분 인수기준 6.0을 넘어 방사성핵종이 침출되어 확산될 위험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번 성과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현재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미국, 일본, 유럽, 중국, UAE 등 국외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다.
임승주 박사는 “이번 기술은 처리가 까다로운 방사성 폐수지를 탄화해 안정적으로 고체화하고, 최종 처분해야 할 폐기물의 부피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함께한 손성준 박사는 “향후 다양한 방폐물을 대상으로 장기 처분 건전성과 현장 적용성을 검증하여 실용적인 처분기술로 발전시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