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30년] 초대 회장 최두환 대표, “앞으로도 미래 관해 끊임없이 질문해 달라”

최두환 정보통신미래모임 초대 회장 (현 인애이블퓨전 대표).
최두환 정보통신미래모임 초대 회장 (현 인애이블퓨전 대표).

1996년 3월 28일, 첫 모임을 열던 날을 기억한다. 한국의 IT(정보기술)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모두가 기술 발전과 산업 성장을 말했지만, 그 변화가 우리 사회와 경제를 어디로 데려갈지 묻는 자리는 드물었다. 같은 용어를 쓰면서도 저마다 다른 뜻으로 말했다. 오늘의 AI(인공지능)가 그런 것처럼.

우리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했다. 기술이 만들어 낼 미래를 그저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원하는 사회와 경제의 모습을 먼저 그리고 기술이 그 방향으로 가도록 논의할 것인가. 새로운 기술의 소개에 그치지 않고, 그 기술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함께 그려 보자는 것이었다. 모임 이름에 '미래를 생각하는'을 넣은 이유다. 답을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에서 함께 질문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 뜻에 응답해 준 곳이 전자신문이었다. IT 전문지여서만이 아니라, 경영진이 그 가치를 알아보고 동참해 줬기 때문이다. 매번 지면 한 면을 내주었고 모임의 비용까지 부담했다. 덕분에 산업계·학계·연구계의 전문가들이 기꺼이 참여했고, 우리의 논의는 기사가 아니라 사회를 향한 질문이 될 수 있었다. 한 언론사가 30년간 한 포럼에 지면을 내준 일은 다른 예를 찾기 어렵다.

그렇게 시작한 모임이 30년간 이어졌다. 외환위기와 벤처 거품,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았다. 회장이 바뀌고 회원의 세대가 바뀌어도 모임이 이어진 것은, 이 모임이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먼저 읽고, 먼저 방향을 논의하는 태도다.

지금 우리는 30년 전과 닮은 자리에 서 있다. 30년 전의 IT가 그랬듯 오늘의 AI는 산업과 기업은 물론 인간의 일과 생활, 사회의 구조까지 바꾸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래모임이 다시 물어야 할 질문도 분명하다. 'AI가 얼마나 발전할 것인가'를 넘어 'AI로 우리는 어떤 사회와 경제를 만들어 갈 것인가'다. 기술이 빨라질수록 기술 자체 보다 그것이 향하는 방향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후배 회원들과 전자신문에 부탁드리고 싶다. 출범 때의 꿈과 헌신, 열정은 유산이 아니라 방법이다. 과거를 기념하는 데 쓰지 말고 다음 질문을 던지는 데 써 주기 바란다. 기술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넘어, 우리는 기술로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이 30년 전 미래모임을 만든 이유였고, 앞으로도 이어져야 할 미래모임의 정신이다.

인애이블퓨전 대표 dwight@enablefus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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