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수상 무대서 뭉친 이재용·최태원…'AI 동맹' 과시

'밴 플리트상' 수상자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에서 발언하고 있다.
'밴 플리트상' 수상자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에서 발언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자리에 다시 모였다. 7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황 CEO의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두 총수는 덕담 속에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동맹을 재확인했다.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이날 뉴욕 시프리아니 사우스스트리트에서 연례 갈라를 열고 황 CEO에게 '2026 밴 플리트상'을 수여했다. AI 반도체 산업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한미 경제협력 기여를 평가했다. 이 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려 제정됐다.

이 회장은 부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2006년 같은 상을 받은 인연을 꺼내며 “젠슨보다 이 상에 더 어울리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약 25년 전 CES에서 황 CEO를 처음 만났다고도 회고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는 두 회사 모두 AI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 둘 다 '매디슨'이라는 딸을 뒀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세 번째는 우리 모두 '갤럭시 Z 폴드8'을 사랑한다는 점”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삼성전자는 27~28일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수상 축하 영상을 띄우며 힘을 보탰다.

건배사를 맡은 최 회장은 양사 협력 구조를 직접 빗댔다. 그는 “젠슨을 만날 때마다 첫 질문은 '더 빨리 만들어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견줬다. 이어 “엔비디아는 두뇌를 설계하고 SK는 기억을 만든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되는 관계를 가리킨 표현이다.

최 회장은 “70년 전 밴 플리트 장군이 구축한 한미동맹의 최전선에 젠슨이 서 있다”면서 “이제 그 최전선은 전장이 아닌 데이터센터”라고 말했다.

황 CEO가 즐겨 쓰는 '많이 살수록 많이 아낀다'는 표현도 인용하며 “진심으로 이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의 파트너십이 GPU 수요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길 바란다”며 잔을 들었다. 최 회장은 부친 고 최종현 선대회장(1998년)에 이어 2017년 수상했다.

황 CEO는 답사에서 “공장을 짓는 데 한국인보다 뛰어난 기업도, 국민도 없다”며 “이제 여러분은 지능의 공장을 짓고 있고, 우리가 함께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산업 인프라 구축을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5년 전 한국 젊은이들이 스타크래프트와 엔비디아에 열광하던 모습도 떠올렸다. 또, 삼성 갤럭시를 “세상에서 가장 밝은 전화기”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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