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노스페이스가 다목적 준궤도 로켓 '세빛(SEBIT)'의 첫 시험비행 조기중단 원인을 확인하고, 관련 기술을 개선해 오는 11월 검증비행 재개에 나선다.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8월 19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진행한 세빛 첫 시험비행에 대한 자체 원인분석 결과를 브라질 항공사고조사예방센터(CENIPA)에 제출하고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자체 분석은 당시 비행에서 확보한 각종 계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세빛 하단부에 장착된 4개의 핀을 움직여 비행체 자세와 방향을 제어하는 과정에서 저속 비행 구간의 설계 예측값과 실제 비행 결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노스페이스는 실제 비행 데이터를 토대로 후속 검증비행에 적용할 핀 제어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한편 설계 및 시험 절차도 보완하고 있다.
다만 최종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노스페이스는 CENIPA 조사에 필요한 추가 분석자료를 제공하고 기술 협의를 이어가는 등 공동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공식 조사에서 추가로 확인되는 사항 역시 후속 설계와 검증 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시험비행에서 확인된 기술 가운데 비화약식 비행종단시스템(FTS·Flight Termination System)도 포함됐다.
비행종단 명령이 내려지면 산화제 공급을 차단해 엔진 추력을 중단시키고 로켓을 분리해 비행을 종료하는 방식이다.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시스템은 이번 비행에서 설계된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약류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인 만큼 취급과 운송 과정에서의 제약을 줄이고 관련 비용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향후 발사 운용 효율과 발사 서비스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세빛의 후속 검증비행을 오는 11월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빛 후속 비행 일정과 함께 이노스페이스의 주력 궤도 발사체인 '한빛-나노'의 발사 일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CENIPA 조사와 기술 보완·검증 상황, 발사장 운영 여건 및 사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빛-나노 발사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브라질 항공우주 프로젝트 전문 국영기업 알라다(ALADA)와 브라질 공군(FAB)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세빛은 위성을 지구 궤도에 투입하는 발사체와 달리 고도 100㎞ 이하의 준궤도 영역에서 고객 탑재체를 운송하는 로켓이다.
고고도·미세중력 환경에서 각종 기술시험과 과학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 우주·방산뿐 아니라 바이오·의료, 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 및 기술 실증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세빛을 기반으로 준궤도 시험·검증 서비스를 사업화하고 관련 시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세빛의 첫 시험비행에서 조기중단이라는 변수를 맞았지만, 실제 비행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이를 설계와 제어기술 개선에 활용해 후속 비행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세빛은 고고도·미세중력 환경에서의 기술 실증 수요를 기반으로 민간은 물론 국방·방산 분야까지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다목적 준궤도 플랫폼”이라며 “후속 비행을 조속히 재개해 기술 검증을 완료하고 사업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