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콘텐츠 제작·유통 전반을 바꾸는 가운데 장르와 제작 공정별 AI 활용 기준을 마련하고 창작자 권리 보호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정책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AI 기술이 게임·웹툰·음악·영상 등 K콘텐츠 산업 전반의 기획·제작·유통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가운데 기술 혁신과 창작자 권리 보호를 조화시키기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발제자인 이동규 동아대 교수는 “AI를 허용할지 제한할지가 아니라 장르와 제작 공정별로 어디까지 쓸지를 정하는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인간의 창작과 검수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제작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창작자의 동의·보상·통제권을 담은 표준계약과 제작 가이드라인으로 AI 활용과 창작자 보호를 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강승미 삼정KPMG 상무는 “AI가 게임산업의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로봇·모빌리티·방위·조선·물류 등 실물산업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하면서 게임사의 사업 다각화와 기업 간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게임사의 사업 영역 확대를 넘어 게임산업의 경쟁 구도와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성준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은 “현재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99% 이상이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현장 변화가 빠르다”면서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원활하게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AI 도구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AI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할 때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에 대해 업계 모두가 참고할 수 있는 명확한 표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면서 “게임 기술이 방산 등 다른 산업에 활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유출 문제 등 관련 법·제도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성원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사는 “AI가 콘텐츠 제작을 돕고는 있지만 사람을 크게 감동시키는 기획력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면서 “앞으로는 AI 기술을 썼느냐보다 이 콘텐츠를 누가 기획하고 만들었는가, 즉 IP 소유권이라는 고유의 가치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천 인기협 실장은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정책과 입법이 따라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산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제한보다 필요한 질서를 마련하고, 행정·재정·외교 등 정부 뒷받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