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탐방]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기업 돕고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도 수출...“역할 마다 안 해”

정병엽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이 연구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병엽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이 연구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나라에 도움이 되는, 세상을 바꾸는 빛.”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우식) 산하 첨단방사선연구소의 정병엽 소장이 지난 30일 연구소 창립 20주년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전한 조직에 대한 자평이다.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발전을 거듭했고, 국내 다양한 분야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정병엽 소장은 “방사선 자체 성질인 '높은 투과력'을 바탕으로 많은 부분에서 역할을 해왔다”며 “인프라 구축에 지자체가 거액을 매칭한 것도, 많은 대기업이 고정적인 '빔타임(연구시설에서 배정받은 이용 시간)'을 요청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실제 의료·바이오·농생명·첨단소재·환경·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역할이 상당하다고 했다. 산업 측면에서는 국내 1호 연구소기업이자 연구소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을 이룬 '콜마비앤에이치', 헬스케어 기업 '바이오메이신' 등 8개 연구소기업이 이곳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비롯됐을 정도로 산업과 연관성이 높다.

차세대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수출, 문화유산 복원 등 국민 생활과 문화 관련 역할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하다.

윤진문 박사가 전자선 가속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윤진문 박사가 전자선 가속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핵심 근간은 연구소 내 첨단 인프라에 있다. 연구소 내 전자선 실증 연구시설의 윤진문 박사에 따르면, 전자선은 전자를 고전압으로 가속해 쏘는 방사선이다. 물질과 만나 분자구조를 변화시켜 소재를 개질하거나, 나무 등 대상 내 벌레를 죽이는 등 소독·정화에 쓸 수 있다.

윤 박사는 “전자선은 우주용 위성 부품의 내구성을 시험하거나 여러 소재를 개질하는 등 산업 활용도가 매우 높다”며 “문화재 복원에 쓰는 비단에 전자선을 쪼여 마치 오랜 시간이 흐른 듯 '시간을 입히는 것'도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요시설인 사이클로트론을 운영하는 박정훈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장은 본연의 연구 외에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나아가 수출까지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클로트론 작동 원리를 소개하는 박정훈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장
사이클로트론 작동 원리를 소개하는 박정훈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장

장치에서 고속으로 가속·인출시킨 양성자를 표적 물질 원자핵에 충돌시키면 방사성 동위원소가 나오는데, 이미 의료 분야 활용도가 큰 지르코늄-89, 저마늄-68, 구리-67을 안정적으로 생산 및 수출하고 있는 설명이다.

박 실장은 이에 더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앞단을 고도화했고, 전주기 확산을 준비중”이라며 “또 수입에 의존하던 갈륨-68 발생도 원천기술을 확보해 양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시설들의 분투에 힘입어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앞으로도 연구소는 물론이고 국가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병엽 소장은 “우리는 가능성이 낮더라도 나라에 도움이 된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사선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어려운 연구, 국가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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