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리는 브랜드 첫 전기차 '페라리 루체(Ferrari Luce)'에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공기 저항 최소화 기술을 적용했다. 고속주행 시 유입된 공기 흐름을 조절하고 차량 주변에 발생하는 와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공기저항을 줄이면 차량 동력 성능과 주행 성능, 주행 소음 등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사용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인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자동차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작용하는 공기의 저항력을 낮추면 차가 그만큼 힘을 덜 쓰면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공기저항계수(Cd)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유다.
루체는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페라리 루체 차체 실루엣은 끊김이나 패임, 날카로운 모서리, 급격한 곡률 변화 없이 매끄럽고 연속적인 볼륨으로 구성된다. 승객이 탑승하는 중앙 공간을 중심으로 차량의 기계적·구동적 핵심 요소가 배치되면서, 주변을 부유하는 듯한 차체 요소가 배치됐다.

전면과 후면의 플로팅 윙은 페라리 공기역학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페라리코리아 관계자는 “실제 크기의 차량을 통한 80시간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Cd를 줄이기 위해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탑승자에게 안락함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또, 냉각 시스템의 구성은 루체의 공기 저항을 제거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열교환기(휠 전면의 유닛 2개·중앙 장착형 프런트 콘덴서)는 그릴이 닫혔을 때 항공기와 유사한 유선형 구조를 형성하도록 했다.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은 특정 주행 조건에서 차체 전면을 최대 10㎜까지 낮춰 공기역학 효율 향상에 기여한다.
제트 엔진 터빈에서 영감을 받은 공기역학적 휠 디자인은 브레이크 냉각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휠 주변의 공기 소용돌이(와류)를 최소화해 공기 저항을 5% 감소시킨다. 이렇게 하면 고속주행 시 안정성도 높아진다. 차량 하부에는 배터리를 통합하며 평평한 표면과 정교한 밀폐 처리를 통해 열 손실을 줄이면서 공기역학적 흐름 제어 능력을 개선했다.

페라리는 최상의 정숙성을 구현하기 위해 풍절음을 억제하기 위한 세심한 설계 구조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루체에도 전기차 전용 디자인을 통해 와류 발생을 제어해 소음을 줄이며, 우천 시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공기 저항은 최소화하도록 수류 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부품의 조립 상태, 글라스와 도어 핸들, 충전 플랩의 매끄러운 마감에 이르기까지 정밀한 공정을 거쳐 공기저항계수와 소음 차단 성능을 동시에 개선했다. 이에 따라 한번 충전했을 때 주행거리를 500㎞ 이상으로 늘렸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완성차 브랜드의 기술 개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페라리 루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2.6초, 시속 200㎞까지 6.8초가 걸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310㎞ 이상까지 낼 수 있고, 완충 시 주행거리는 530㎞를 웃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