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성숙 심근세포' 만드는 기술 개발...신약 평가와 재생의료 활용 기대

왼쪽부터 손미영 소장, 유원동 박사, 이미옥 책임연구원
왼쪽부터 손미영 소장, 유원동 박사, 이미옥 책임연구원

우리 연구진이 성인 심장에 가까운 심근세포를 만드는 기술을 구현했다. 신약 평가와 재생의료 분야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 손미영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UST 생명과학 전공책임교수), 이미옥 박사(UST 생명과학 전공 교수)팀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소의 혈청을 넣었을 때 줄기세포가 심근세포로 잘 자란다는 점에 착안, 혈청 속 여러 성분 중 생리활성 지질 신호 물질인 S1P와 이를 인식하는 수용체 S1PR1에 주목했다. 인간만능줄기세포에 S1P 또는 S1PR1 선택적 작용제(SEW2871)를 처리한 결과, 90% 이상이 심근세포로 분화했으며, 성숙도와 기능적 특성도 향상됐다.

이렇게 자란 심근세포는 어른 심근세포처럼 세포 크기가 커지고, 심장을 뛰게 하는 근육 마디가 촘촘하게 정렬되었으며, 박동 신호와 전기적 특성이 훨씬 더 규칙적이고 강력해졌다.

반면,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Cas9)로 S1PR1 유전자를 제거한 줄기세포는 S1P를 처리해도 심근세포로 제대로 분화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여, S1P-S1PR1 신호가 심근세포의 분화와 기능적 성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심근경색(심장 혈관이 막혀 심장 근육이 죽는 질환)에 걸린 실험동물에 이번 기술로 만든 성숙한 심근세포를 이식했을 때, 손상된 심장의 펌프 기능이 크게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장이 딱딱하게 변하는 섬유화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고 이식된 세포가 심장 조직에 잘 정착하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약물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사람과 유사한 조건에서 평가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나아가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미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혈액 속 신호 물질을 활용해 줄기세포 유래 심근세포의 분화 효율과 기능적 성숙도를 동시에 향상시킨 성과”라며, “향후 사람 유래 심장 모델을 활용한 신약 안전성·유효성 평가와 심장 재생의료 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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