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알래스카 LNG 투자 압박…“곧 합의 안하면 두 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무역투자협정에 따라 한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 중 540억 달러는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무역투자협정에 따라 한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 중 540억 달러는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에너지 투자를 놓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국과 합의되지 않은 84억달러 규모 원유회수증진(EOR) 사업을 새 투자 프로젝트로 발표한 데 이어, 불과 몇 시간 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대해서는 “곧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질문에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 아니다”며 “당시 한국 대표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괜찮다.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고 했다. 한국이 합의하지 않았다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곧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말했다. 무엇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것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의 거래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84억달러 규모 EOR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EOR은 유전에 이산화탄소 등을 주입해 원유 생산량을 높이는 기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 지역이나 투자 주체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해당 내용이 기존 한미 합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는 EOR 사업과 관련해 미국 측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행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에도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이 대규모로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정부는 투자 여부와 규모 모두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서도 알래스카 LNG 사업은 추가 협의 대상으로 명시됐다.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첫 대미 투자 사업으로 추진하지만 알래스카 LNG와 대형 원전 8기 건설은 추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EOR 사업은 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발표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와도 맞물린다. 그는 알래스카 LNG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선에 도전하는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을 배석시켰다. 로이터는 EOR 발표 역시 높은 휘발유 가격 등에 대한 유권자 불만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투자 성과를 부각하는 움직임의 하나로 분석했다.

한국 정부가 잇따라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한미 대미투자 협의에서 알래스카 LNG를 비롯한 에너지 사업의 투자 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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