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중동 전쟁과 물류비 상승 등 비우호적 환경에서도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이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본업에서 확보한 현금을 AI 냉각과 로봇 등 신사업 투자로 돌리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LG전자는 2026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270억원, 영업이익 7818억원의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13.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3% 수준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1조3807억원으로 전년보다 9.2%, 누적 영업이익은 4조346억원으로 55.9%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외형보다 이익이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수익성 개선은 비용 관리와 외형 성장이 맞물린 결과다. 전사 원가구조 개선에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더해졌다. 이를 통해 물류비·재료비 인상분과 고정비 상승 부담을 상쇄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 지역과 B2B 사업 성장도 매출 확대를 뒷받침했다.
생활가전(HS) 사업은 프리미엄·볼륨존 투트랙 전략에 구독, 온라인, B2B 확대가 더해져 성장을 이어갔다. 제조·물류 효율화로 견조한 수익구조도 유지했다. 전장(VS) 사업은 수주잔고가 원활하게 매출로 전환됐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프리미엄 비중이 늘며 B2B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은 올레드 등 프리미엄 TV와 신흥시장 판매가 늘며 매출이 성장했다. 웹OS 플랫폼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프리미엄 비중 확대와 경쟁 비용 효율화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반면에 냉난방공조(ES) 사업은 해외 판매 확대로 전년 수준 매출을 지켰지만, 신규 생산능력 확보와 인력 충원 영향으로 수익성이 소폭 줄었다.
LG전자는 본업 수익 창출력을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돌리고 있다.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요에 대응해 국내외 생산거점을 고도화하고 생산능력을 늘리는 중이다. 피지컬 AI 핵심 분야인 로보틱스에선 서울 양재에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팩토리를, 경남 창원에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양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ES 사업의 수익성 둔화는 신사업 선행 투자에 따른 것이다. 투자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이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설명회에서 3분기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경영실적을 공개한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