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병원의 특수관계 간납사(구매대행업체)를 통한 편법 배당 논란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혁신형 제약기업 '성장사다리' 정책에 대한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간납사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제약기업 지원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간납사를 통한 대형병원의 이익 독점과 건강보험 재정 누수 문제를 지적했다.
남 의원은 “특수관계인 간납사 지분을 50%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간납사가 유통 과정에서 최대 40%에 달하는 차액을 남긴 뒤 배당이나 기부금 형태로 병원에 돌려주는 사례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경희대병원의 경우 의약품 도매업체와 연관된 간납사로부터 36억원 배당을 받은 사례가 국감에서 제시됐다. 건강보험에는 상한가로 청구해 이익을 챙기고 이를 다시 병원에 배당하는 구조는 결국 건보 재정 악화와 환자 본인부담금 증가로 이어진다는 게 남 의원 주장이다.
정은경 장관도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정 장관은 “간납사 등으로 인해 건보 재정과 본인부담금이 증가하는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 지분율 제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정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간납사 실태조사를 12월까지 마치고, 지분율 규제 외에 어떤 수단을 쓸 수 있을지 검토해 내년 초까지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형 제약기업 '성장사다리' 정책 실효성 문제를 꼬집으며 지원 대책 보완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제약기업을 '선도형'과 '도약형'으로 나눠 지원하는 개편안에 대해 “도약형에는 현행 수준의 연구개발 투자 요건을 적용하면서도 조세 특례나 연구시설 건축 특례, 부담금 면제 등 지금까지 이뤄져 온 특례가 다 빠져 있다”며 “사다리 밑단 발판을 빼고 더 높이 뛰라고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 여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임상과 연구비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장관은 “도약형은 일정 수준 이상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이 혁신형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중간 단계”라며 “제도 운영 과정에서 지원 확대와 개선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약산업 민관협의체에서 기업들의 의견을 듣고 제도화하는 부분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