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했던 전직 관리가 허위 기밀사업을 꾸며 정부 자금 약 2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를 인정했다. 그의 자택에서는 535억원 상당의 금괴와 현금, 명품 시계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6일(현지시간) CBS뉴스 등에 따르면 전직 CIA 관리 데이비드 러시는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연방법원에서 전신사기 혐의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러시는 유죄 인정 합의의 일환으로 최소 1억9400만 달러(약 2597억원) 상당의 자산을 몰수하는 데 동의했다. 몰수 대상에는 금괴 298개와 BMW 차량 2대, 고급 시계 35개, 플로리다의 고급 주택 4채 등이 포함됐다. 그는 최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러시는 존재하지 않는 기밀 프로그램을 꾸며 정부 자금 1억4500만 달러(약 1941억원)를 빼돌린 뒤 플로리다 팜비치와 호브사운드 일대의 고급 주택 4채를 사들였다.
금괴 구매를 위해서는 별도의 허위 기밀사업도 만들어냈다. 러시는 계약업체들에 자신이 “최고기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고가의 물품을 특정 인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에는 한 계약업체가 러시의 지시에 따라 4500만 달러(약 602억원)를 송금했으며, 이 거래가 이번 전신사기 혐의의 핵심 근거가 됐다.
러시는 지난 5월 체포됐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이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결과 약 4000만 달러(약 535억원) 상당의 금괴와 현금 200만 달러(약 27억원), 다수의 고급 시계가 발견됐다. 러시가 만든 지주회사 계좌에도 약 3860만 달러(약 517억원)가 남아 있었다.
러시는 정부기관 고위공무원단(Senior Executive Service)급 직원으로 근무하며 민감한 기밀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사는 CIA가 사건을 FBI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그는 정부기관 지원 과정에서 학력과 군 복무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고, 군 복무가 끝난 뒤에도 부정하게 군 휴가를 사용한 의혹도 받았다.
법원은 지난 6월 러시의 도주 우려가 크다고 보고 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도록 했다. 검찰은 당시 그를 “능숙한 조종자”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직급과 기밀 접근 권한을 범행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